경찰, 20대남성 긴급체포

손발 묶고 각목으로 폭행

5세 의붓아들의 손과 발을 묶고 이틀간 각목으로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한 20대 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26) 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5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20시간 넘게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의붓아들 B(5) 군의 얼굴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 군의 손과 발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m 길이의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전날 오후 10시 20분쯤 119에 전화를 걸어 “아이가 쓰러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아동학대를 의심한 소방당국은 경찰에 공동대응을 요청했고, 경찰은 A 씨를 긴급체포했다. 숨진 B 군은 무차별 폭행을 당한 흔적과 함께 손과 발에 전선 등을 묶는 플라스틱 케이블타이 자국이 선명했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A 씨는 B 군 등 아들 3명을 둔 아내 C(24) 씨와 2017년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그는 결혼한 2017년에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B 군은 유치원을 다녀야 할 나이지만 최근까지 집에만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 C 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큰아이를 때릴 때 집에 함께 있었지만 나도 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알리면 함께 죽이겠다고 해 무서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