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매춘' 발언 류석춘 "학문은 이성의 영역"…정치권 "교수직 박탈해야"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강의 중 위안부 발언에 대한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학문적 영역"이라는 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총학생회 측이 강력 반발했다.
23일 뉴시스와 만난 박요한 총학생회장은 "(문제의 발언은) 류 교수가 위안부에 대한 학문적 의견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총학생회장은 "단순히 '위안부는 매춘' 발언만이 문제가 아니다. 강의 전문을 보면 선을 넘은 수준"이라며 "만약 해당 수업이 사학수업이었고, 강의 차원에서 위안부에 관한 새로운 특징이나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었다면 이 정도로 화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수업이) 자유롭게 의견이 오가는 형태고 일정 시간이 토론을 위해 배분된 게 맞다"면서도 "문제가 된 지난 19일 수업에서는 학생이 (류 교수 강의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는데 '너가 해볼래?'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 측은 문제가 불거진 지난 21일 오후부터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수업 중 발생한 부적절 발언 피해 사례를 추가로 제보받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총 4건의 제보가 들어왔는데 중복되는 사안을 제외하면 3건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제보에는 2014년도 강의에서도 위안부를 두고 '원해서 가지 않았나?'라고 발언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점 등 불이익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총학생회 측은 전했다.
전날 집행위원회를 소집했던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7시께 정기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류 교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의결할 예정이다.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춘 참여과정은 가난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는데, 일부 학생들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학문의 영역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고 이성의 영역"이라며 "이번 강의에서도 세간에서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식민지 시대의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최신 연구결과인 이영훈 교수 등의 연구 성과를 인용하면서 직선적으로 그 내용을 설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논란이 커지자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교과목 강의를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는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연세민주동문회 등 5개 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류 교수 파면 촉구 서명운동에는 이날 오전 기준 총 2500여명의 재학생 및 동문들이 서명했다.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건물과 중앙도서관 등에는 류 교수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평화나비 네트워크 연세대학교 지부 연대나비'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류 교수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역사 왜곡 사실에 대해 사과하라"며 "학교 당국은 류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연세대 제16대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는 지난 22일 "류 교수는 강의 중 혐오발언에 대해 해당 수업 수강생 모두에게 사과하라"며 "학교본부는 류 교수를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모든 수업에서 전면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류 교수는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학계에서는 뉴라이트 인사로 분류된다.
한편 연세대 출신 여야 4당 국회의원들이 23일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발언 논란에 휩싸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교수직 박탈을 요구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송영길·조정식·우상호·우원식·박범계·윤후덕·송옥주·안호영·유동수·이규희 의원과 바른미래당 신용현·정의당 김종대·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문을 김용학 연세대총장에게 전했다.
이들은 "도저히 침묵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라며 "류 교수를 즉각 모든 수업에서 배제하고 교수직을 박탈하는 징계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이어 "위안부를 매춘부에 빗대고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에게 성적 모욕을 가한 자를 한시라도 연세 교정에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렇게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도 없고 저열한 역사인식을 가진 자가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저희 동문들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요 치욕"이라고도 했다.
또 "이번에 우리 연세 교정에서 벌어진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류 교수의 망언 사건으로 동문들의 자긍심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면서 "특단의 조치를 내려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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