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신약 임상과정 ‘결함’…바이오업계 신뢰 또 큰 타격
“신약물질·가짜약 함께 검출”
임상 3상 결과 설명회서 밝혀
미 전문가 “신약 효과 해석 불가능”
증시 개장하자마자 하한가 추락
업계, 임상 결과 유리하게 포장하고
자금조달 이용하다 시장 불신 자초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임상 실패와 허가 취소가 잇따른 가운데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신약개발업체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마저 임상 과정에서 일부 환자에 가짜약(플라시보)과 신약후보물질을 섞어 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다시 충격을 줬다.
헬릭스미스는 24일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3상 결과 설명회에서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위약과 약물이 함께 검출되는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문기관 조사 결과 최소 32명의 명백히 잘못된 환자가 발견되는 ‘반복적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약물 혼용의 명확한 증거가 있다”며 “어떤 환자에서 뒤바뀌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약의) 유효성 해석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수조원에 달했던 기업들이 최근 3개월 새 실망스러운 임상 결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 27일 위암 치료제가 임상 3상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뒤늦게 발표했다. 신라젠은 지난달 2일 미국의 전문가단체(DMC)로부터 간암 치료제(펙사벡)의 임상 3상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펙사벡 주입 이후 종양이 완전히 소멸한 사진을 보며 환호했던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기대에 못 미친 임상보다도 그 결과를 유리하게 포장하려는 회사의 태도가 불신을 부른다고 지적한다. 에이치엘비는 처음엔 1차 평가에서 환자 생존 기간이 경쟁약물과 차이가 없었지만 2차 평가에서는 의미 있는 효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글로벌 3상 성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다음날 회사 대표는 긴급 간담회를 열어 “임상 목표 미달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호한 보도자료가 언론을 통해 유포돼 정보해석 능력이 취약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키운 셈이다. 신라젠의 펙사벡도 간암을 완치해주는 약으로 오인하게 하는 기사가 나온 바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임상 결과를 애써 부정하기보다는 투자자의 오해가 없도록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약개발을 내세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잦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다. 에이치엘비는 지난해부터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무려 7차례에 걸쳐 1185억원의 투자자 자금을 끌어들였다. 헬릭스미스도 지난 5월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신라젠은 지난 3월 1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특이한 조건을 내걸었다. 임상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면 연 3%인 만기이자율을 6%로 높여주겠다고 명시한 것이다. 그만큼 회사가 임상 성공을 자신하는 것으로 비쳤다. 하지만 임상중단 발표 한달 전 이 회사의 전무는 보유주식 전량을 팔아 88억원을 현금화했다. 평균 매도단가(5만2469원)는 현재 시세(1만50원)의 5배를 넘는다. 한 증시 관계자는 “정말 임상에 자신이 있었다면 결과가 나온 뒤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헬릭스미스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하한가로 직행했다. 셀트리온 주가도 1.5% 하락하는 등 헬스케어 지수는 2% 떨어졌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 실패를 자주 겪다 보니 신라젠 사태 때처럼 급락하지는 않았다”며 “이제는 고위험 신약개발 기업들에 대한 투자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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