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파워 유튜버!”…구독자 30만 거느린 90세 할머니 화제
[서울신문 나우뉴스]
중국판 유튜브인 ‘비리비리’(Bilibili)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할머니가 있어 화제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첫 번째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스타덤에 오른 장민츠 할머니로 올해 나이는 무려 90세다.
비리비리에서 최고령자로 꼽히는 장 할머니는 지난 4월 30일 첫 번째 영상을 올린 뒤 불과 1개월 만에 팔로워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2일 기준 장 할머니의 팔로워 수는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 장 할머니가 인터넷 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노인 대학에 등록하면서부터다.
지난해부터 할머니는 거주지 인근의 주민자치회관에서 마련한 ‘노인대학’ 수업에 참여해 영상 촬영 및 편집을 배웠다. 또한 장 할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고등학생인 손자 더우더우 역시 영상 촬영 및 게재에 관심이 많아 두 사람이 비리비리에 동영상을 올리자고 의기투합한 것.장 할머니는 “노인 대학에서 처음 영상 편집을 배우고 집에 돌아온 날 손자의 방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면서 “손님이 온 것도 아닌데, 손자 혼자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방문을 조용히 열어보니, 손자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며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생각했다. (내가) 영상에 함께 출연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첫 영상 촬영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손자와 장 할머니의 영상 촬영 협업은 본격화됐다.
할머니가 영상에 출연하면 해당 영상물을 편집하고 온라인상에 게재하는 후반 작업은 손자가 전담한다. 흥미로운 점은 더우더우 혼자 지난해 3월 경 부터 꾸준히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지만 팔로워 수가 지금까지 1만 명에 그친 것. 결과적으로 할머니를 앞세운 영상이 비리비리에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장 할머니가 출연한 영상 속 내용은 사소한 일상과 이혼 이후의 경험 등이다. 할머니는 “70년 전 이혼을 선택한 이후 자유로운 생활을 이어왔다”면서 “남성의 폭력과 억압에 맞서 홀로서기를 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결혼을 하든 홀로서기를 하던 모든 여성은 반드시 자아를 가져야 한다. 여자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서서히 자신의 꿈과 일을 포기한 채 평범한 가정주부로 늙어가도 좋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여성이든 반드시 자신의 일과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제 생각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할머니는 자신의 영상을 찾는 ‘팬’들에게 “난 영상을 통해 큰 부자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수익 창출을 노리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평범한 할머니의 과거 경험담을 통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간접 체험하는 등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츠불로’(敏慈不老, 할머니 이름인 ‘민츠’를 활용해 누리꾼들이 지어준 ‘민츠는 늙지 않는다’는 별명)라는 말을 좋아한다”면서 “여자는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되지만, 세월이 훌러가면서 나이는 먹을지언정 생각만큼은 늙지 않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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