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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진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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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재계는 물론 정·관가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MOU체결 중 실제 계약이 이뤄진 건 4건일 뿐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사우디 포럼에서 총 26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맺어진 MOU와 협약을 모두 합하면 수십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허허벌판 사막에 건설될 친환경 첨단 도시다. 전체 부지만 2만6500㎢로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한다. 인공지능(AI) 기술로 기후를 관리하고 도시 내 생산되는 에너지는 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 100% 신재생 에너지로만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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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주거단지 '라인' 조감도 사진:네옴 홈페이지 캡처

총사업비는 2017년 발표 당시 5000억달러(약 650조원)로 계획됐지만 국내외 건설업계가 예상하는 사업비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차 완공은 2025년, 최종 완공은 2030년을 목표로 한다.

네옴시티 추진의 표면적인 배경은 석유 중심 경제구도를 탈피하는 데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왕위를 지키기 위한 빈 살만 왕세자의 정치적 명분이 숨겨져 있다는 중론이다. 갑작스레 권력을 쥔 빈 살만 왕세자는 부정부패가 있는 왕족들에 대해 재산을 환수하고 모든 경제력이 왕실에 집중된 경제 구조 등을 타개해 사우디의 개혁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 그러나 카타르 단교 사태와 반정부 언론인 암살사건 배후로 지목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불안한 입지를 확고히 만들기 위해 강력한 카드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사우디 비전 2030’이었다.

한편 MOU체결에 따른 장미빛 전망과 달리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경쟁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에서 우리 기업과 이뤄진 26개 협약 가운데 계약으로 이어진 건 4건뿐이다.

전문가들은 옥석을 구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현도 서강대 교수는 17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자신이 중심이 돼서 국가를 개혁하는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있다. 사우디에서 그동안 봐왔던 국왕의 통치스타일과 전혀 다르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700조원이다. 2030년까지 예상대로 진행했을 때의 예상 금액이다. 만약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연장이 된다면 두 배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사우디로서는 단순하게 공사를 발주해서 한국 기업이 공사를 수주해 가는 그러한 단계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우리 기업이 투자도 하길 바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투자를 한다면 (리스크를 공유) 이건 또 다른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아마도 그냥 공사만 수주해서 수주 금액만 받고 이득을 남기는 형태의 사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사우디하고 서플라이체인을 맺으면서 계속적으로 사우디와 함께 투자하고 이득을 나누는 그러한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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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장(좌)과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과 사진:YTN라디오 '생생경제' 방송 캡처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도 17일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해 "지금 많은 사람들은 빈 살만이 한국에 와서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냐''어떤 돈 보따리를 풀 것이냐' 기대가 상당히 컸다"며 "착각이다. 지금 완전히 반대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소장은 "공사를 발주할 것 같으면 사우디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전 세계 각국이 가서 발주 신청을 하게 돼 있다. 그런데 굳이 빈 살만이 한국까지 왔다는 것은 선물 보따리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빈 가방’을 가져와서 한국으로부터 돈을 유치해 가려고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방적인 사우디의 돈 풀기가 아니라, 사우디의 돈 유치 작업에 우리가 어떻게 수주를 할 것인지 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규모도 상당하고 사업비도 상당해서 이렇게 큰 판에 우리 기업이 들어가면 경제적 이익이 상당히 크겠다라는 기대가 사실 있는데 옥석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장은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해외 저가 수주로 인한 건설업계 부실 사례를 언급했다.

차 소장은 "2012년도에 6조 정도 되는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개발에 한화건설이 수주를 했었다. 첫 번째 계약금으로 8000억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공정률이 50% 정도 진행이 됐는데 현재 못 받은 돈이 한 8000억원 정도 된다. 공사가 50% 진행됐는데도 이라크 현지 정세가 좋지 않아 한화건설이 퉁 치고 공사 안 하겠다고 선언을 해버렸다"며 "GS건설도 해외 수주 부분에 있어서 약 4000억에 달하는 적자를 빅베스(적자를 한꺼번에 회계 처리)로 밀어버린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뒤에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부를 없앤 곳도 상당히 많다. 왜냐하면 해외 사업은 환율 문제, 환경 문제, 정치적 문제 때문에 수익이 잘 안 나는 부분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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