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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리스크’에…정부, 비축유 방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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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수급 당장은 문제없을 듯
ㆍ유가 단기적 상승 불가피
ㆍ정유·화학업계 ‘예의주시’

피격 흔적 선명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석유 탈황 시설. 검정 사각형이 드론 타격을 받은 부분이다. 이 사진은 공격 다음날인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의 핵심 원유시설 2곳이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뒤 첫 월요일인 16일 전 세계 거래소에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국내 업계가 단기 유가 급등으로 인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사태 장기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국내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장기계약 형태로 도입 중이라 당분간 국내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 만에 하나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더라도 다른 중동 국가나 미국 원유로 대체가 가능하다.

다만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제품 가격이 올라가지 않으면 정제마진이 떨어져 정유사 실적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날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석유제품 가격도 따라 오르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어 정제마진 전망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대체재인 LPG 가격이 약세라 화학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의 단기적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거란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다른 산유국들이 비축유 방출로 대응할 것이 예상되고,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세계 경제도 하강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JP모건의 크리스티안 말렉은 로이터통신에 “시장이 지정학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향후 3~6개월 동안 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유가 불안심리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면서 수급 상황이 나빠질 경우 전략비축유 재고 방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긴급 석유수급 및 유가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수급 상황 악화 시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 약 2억배럴을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나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 일주일간의 지표를 분석해봐야 파악할 수 있다”며 “국제유가 변화가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데 통상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지원·박은하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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