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 공방… 하태경 “국민이 보고 있다” vs 박지원 “저희 국민도 본다”

하태경 : 국민이 다 보고 있어요.
박지원 : 저희 국민도 봐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7일 열린 가운데, 그동안 ‘학력 위조’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여온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과 박 후보자가 강하게 맞붙었다.

이날 정보위 간사인 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자료 제출에 성의가 없다”라고 박 후보자에게 지적했다.

앞서 하 의원을 필두로 한 통합당 측은 광주교대(2년제)를 졸업한 박 후보자가 단국대에 편입학하는 과정에서 조선대(4년제)를 졸업한 것처럼 학적부를 위조했다가 지난 2000년 ‘권력의 실세’였을 당시 다시 광주교대로 바꿔치기 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조선대 졸업이라고 적혔던 부분을 광주교대라고 고치고 그 위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이 의혹과 관련해 박 후보자는 “저는 조선대에 다니지 않았다. 광주교대 2년을 다니고 단국대에 편입했다”라며 “학적 정리는 대학이 책임질 일이지, 제가 학적을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박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학력 위조 의혹은 ‘기정사실화’ 되는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성적을 가리고 제출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 증인을 위해서도 좋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학적 관련) 하등의 하자가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성적을 공개할 이유도 없다며 “하 의원이 직접 대학에 가서 요구하라”고 했다.

하 의원은 “후보자의 학력 위조는 권력형이라는 말이 붙는다”라며 “후보자는 2000년 권력의 실세였을 때 어두운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단국대를 겁박해서 학력을 위조했다”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박 후보자는 “아무리 제가 청문을 받는다고 사실이 아닌 것을, 위조, 겁박 이런 말을 하면서…”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정보위원장은 “(하 의원은) 위조, 겁박 등의 이야기를 하지 말고… 후보자도 맞다, 그르다는 식으로 질문에 답하라”며 잠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하 의원은 질의 중 박 후보자의 반박이 계속되자“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라고 답답해 했고, 박 후보자는 “저희 국민도 보고 있다”라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자는 “단국대에서 졸업하라니까 했지, 학점 안되니 졸업 하지마라 하면 안했다. 하 의원 역시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졸업하라고 하고 학위증을 준다고 했으니 졸업한 거 아니냐. 저에게 묻지 말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단국대 부정입학자 38명 명단에 제가 없으니까 된 거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 후보자 사인이 적힌 남북합의서 사본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통합당은 이날 오후 진행된 비공개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총 30억 달러를 북한에 별도로 제공하는 ‘4·8 남북 경제협력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이른바 ‘이면 합의’ 의혹도 제기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가 남북 간에 그러한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실제 합의문을 작성하지 않았고 서명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4·8 남북합의서’와는 별도로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박 후보자의 사인이 담긴 합의서 2장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는 “당시 논의 내용을 아는 사람이 조작한 것 같다”라며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발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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