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서오지리 고개 오르던 버스, 도로유실 순간 마주쳐
기사 순간 기지로 대형참사 모면… 승객들 가슴 쓸어내려【화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11일 강원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 국도 5호선이 지난 밤새 쏟아진 집중호우로 유실돼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2019.09.11. (사진=강원도도로관리사업소 제공)nssysh@newsis.com【화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추석명절을 앞두고 30년경력 노선버스 기사의 순발력으로 대형참사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서울과 강원 화천 노선을 운행하는 강원고속에 근무하는 승무원 이근석(57)씨
이씨는 추석명절 사흘전인 지난 10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춘천을 경유 승객 16명을 태우고 화천으로 운행하던 중 아찔한 순간을 모면했다.
(사진은 충격지점을 벗어나 정차한 강원고속 버스)이날 오후 6시 25분께 국도 5호선 하남면 서오지리 고개를 오르던 중 차량 뒷부분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느껴 순간적으로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순간 앞바퀴가 암초에 부딪치는 충격과 함께 차량이 강하게 흔들리며 승객들이 아우성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충격지점을 벗어난 이씨는 10여m 앞에 차량을 세우고 현장을 확인하자 마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차량 오른쪽 앞 바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어져 있었으며 순간적으로 통과한 도로는 길이 20
m, 폭 5
m, 높이 10m 가량 도로가 유실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사고현장)차량에 탑승했던 군장병을 비롯한 승객들은 차량에서 내려 충격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고지점의 도로에서는 계속 도로가 유실되고 있어 자칫 대형사고가 이어질 우려가 있어 이씨는 군장병들과 함께 교통통제하면서 119에 신고했다.
이후 119구조대와 경찰이 도착하자 현장을 인계 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현장은 90~100m의 낭떠러지 구간으로 자칫 버스가 추락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이씨의 발빠른 대처로 16명의 귀중한 생명을 살렸다.
이씨는 “그날 순간만 생각하면 잠에서 깨어나는 등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며 “하지만 승객들의 생명을 살린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부터 11일 오전 4시까지 내린 누적 강수량은 철원 동송 140.0㎜, 철원 외촌 117.0㎜, 철원 양지 114.0㎜, 고성 미시령 100.0㎜, 화천 광덕산 100.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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