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끊으려던 20대에 "날 믿어봐" 손가락 건 경찰, 한달 후…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던 20대 남성이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직장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경찰관을 찾아와 감사 인사를 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10일 오후 10시 7분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는 개금파출소에 손 모(24)씨가 통닭과 양말을 들고 와 서 모 경위를 찾았다. 손씨는 뒤늦게 나타난 서 경위를 안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두 사람의 인연은 한 달 전인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8일 오후 7시 35분쯤 손씨는 “생활고 때문에 죽는다”는 문자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친구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서 경위는 손씨 집으로 출동했다.
경찰과 대치하던 손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죽겠다”고 외쳤다. 강력계 형사 출신인 서 경위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과 소방관을 모두 보내고 동료 한 명과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서 경위는 1시간 30여분간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어려서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후 나쁜 길에 빠졌고, 최근에는 취직도 못 해 며칠간 밥도 못 먹었을 정도로 어렵게 지냈다는 손씨의 얘기를 들었다.
서 경위는 손씨에게 “내가 도와주겠다. 제발 나를 마지막으로 믿어봐라. 취업도 알아봐 주고 끝까지 도와주겠다”면서 손가락을 걸고 이야기했다.
서 경위의 설득에 손씨는 결국 마음을 열었다. 서 경위는 밥을 며칠 굶은 손씨를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사주고 “밥은 굶지 말아야지”라며 손씨 주머니에 5만원을 넣어줬다. 서 경위가 준 5만원을 들고 집으로 온 손씨는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서 경위는 이후에도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손 씨를 격려했고, 자신의 지인 도움을 받아 서울에 있는 한 인테리어 회사를 손 씨에게 소개해줬다. 손씨가 면접을 보러 가는 날에는 기차표도 끊어주면서 힘을 보탰다. 손씨는 무사히 면접을 마쳤고 이 회사에 취직하게 됐다.
취직 이후 처음으로 부산에 있는 공사 현장에 출장 온 손씨는 이날 서 경위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그를 찾아왔다.
이런 사연은 손씨가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고, 부산경찰청이 11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손씨는 이 글에서 “일은 고되지만, 기술을 배우며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제 친구이자 부모님이 돼 준 서 경위님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적었다.
서 경위는 “통닭을 왜 사 왔느냐고 했더니 ‘해주신 것이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며 “우리 사회가 손 씨와 같은 아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끝까지 돌봐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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