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갤노트10', 북한은 '길동무' 열풍
북한의 최신형 스마트폰 '길동무' <사진=메아리 홈페이지 캡쳐>
북한이 자체기술력으로 완성한 최신형 스마트폰 '길동무'를 공개했다. 얼굴인식 기능, 자음으로 주소록 찾기, 각종 어학사전 등이 탑재돼 있다. 2012년 집권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학기술과 IT 역량 강화를 연일 주문한 이래, 북한의 ICT 인프라와 기술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우리 식의 새로운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 '길동무'가 출품되였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광야무역회사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자체의 힘과 기술로 개발완성한 길동무는 세련된 외형과 고해상도의 액정표시장치, 특색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용자들의 기호에 맞게 출품된 지능형손전화기 '길동무'는 지금 커다란 호평을 받고있다"고 했다.
매체의 주장과 달리, 단말기 디자인과 기능 자체는 최근 스마트폰 트렌드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아리는 "길동무에는 지문 및 얼굴인식기능, 자음에 의한 주소록검색기능, 빠르고 연속적인 속필입력기능을 비롯한 기능들이 새롭게 추가되였다"고 했다.
또한 "사용자들속에서 인기있는 30여개의 각종 사전들, 응용 프로그람(프로그램)들과 오락, 다매체들이 적재되여있다"고 했다.
특히 "손전화기의 핵심을 이루는 주기판의 회로설계와 외형설계, 체계프로그람작성 등 모든 요소들을 자체의 기술로 실현하고 제품화하였다"고 강조했다. 메아리의 이러한 제품 설명만으로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최신 제품과 비교해 우위를 찾기 어렵다.
푸른하늘
다만 추세로 보면, 북한의 ICT 단말기 제작 역량은 제품 국산화 정책과 함께 비교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와 맞물려 있다.
2017년 유니세프(UNICEF)와 북한의 중앙통계국이 공동 조사한 '다중지표군집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 전체 가구 중 69%, 평양의 경우는 90.6%의 가구가 휴대전화를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는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를 2018년 기준 500만명이상이 되는 것으로 추산하는데, 미등록 휴대전화를 고려하면, 북한에 보급된 휴대전화의 규모는 500만대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김정은 정권의 정보화 실태와 특징'에 따르면, 북한내 휴대전화 수요가 크게 늘자 북한에서도 휴대폰을 독자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3년 북한 자체 기술로 생산한 스마트폰 '아리랑'이 출시되고 이후에도 자체 생산한 다양한 브랜드의 휴대폰 공급이 증가했다.
현재 북한 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는 스마트폰 종류는 '평양터치', '아리랑', '진달래', '푸른하늘' 등 다양하며, 각각의 모델은 다양한 종류의 색상으로 출시되고 차별화된 기능들을 탑재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폭이 증가했다.
기술적 성장도 빠르게 진전됐는데, '아리랑171'은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안정성을 대거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터치스크린(5.5인치 디스플레이), 고화소 카메라(1300만 화소), 게임 기능, 블루투스 등을 탑재했다.
아리랑171
2018년 평양국제박람회에서 선보인 스마트폰 '푸른하늘H-1'은 대용량 배터리(6000mAh)를 사용하고 5.5인치 디스플레이와 지문인식 센서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북한은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홍보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과거 공급자 중심의 획일적인 사회주의 생산 체계와는 달리 ICT 단말기 생산과 공급에서는 사용자(소비자)의 취향과 니즈가 반영되고, 휴대폰 제조업체들 간의 경쟁체제가 형성됨으로써 ICT 단말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7월 11일 헌법 개정을 통해 과학기술발전이 국가적 과제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헌법 27조에 '기술혁명은 사회주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 고리이다'라는 조문은 '기술혁명은 사회주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 고리이며 과학기술력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다'로 보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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