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올 연말 독자칩 탑재한 맥 출시 공식화

애플이 올 연말에 자체 개발한 칩을 적용한 ‘맥’ 출시를 공식화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0)’ 기조연설을 통해 올 연말 출시될 맥부터 자체 설계한 칩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쿡 애플 CEO는 "오늘은 맥에 역사적인 날이다"며 "맥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쿡 CEO는 “반도체는 우리 하드웨어의 심장”이라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 설계팀을 갖는 것은 게임체인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대담한 변화를 줄 때 그것은 ‘훨씬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유 때문”이라며, 애플의 독자칩이 높은 수준의 성능을 내면서 전력소비는 훨씬 더 적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2010년 이후 아이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칩 시리즈를 설계하며 얻은 노하우를 살려 올 연말부터 내놓을 맥 제품에 점진적으로 자체 프로세서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앱 개발자들이 Arm 프로세서에 최적화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DTK(개발자 전환 킷)도 이번 주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를 벗어 나 자체 프로세서를 맥에 투입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력 효율성이다.

조니 루지(Johny Srouji) 애플 하드웨어 기술 부사장은 "데스크톱 PC는 성능이 높지만 전력 소모가 높고 노트북은 전력 효율성이 높지만 성능이 낮다. 애플 자체 칩을 탑재한 맥은 전력 효율성과 성능 면에서 모두 뛰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독자 칩 적용으로 아이폰을 개발하면서 만든 신경망 엔진과 더 높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인텔이나 AMD등으로부터 독립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남아 있는데 이에 대해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10여 년 전에 이 모든 길을 걸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애플은 기존 인텔 프로세서용으로 개발된 개발된 각종 앱을 애플 칩에서 구동할 수 있는 '번역기'인 '로제타 2'(Rosetta 2)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로제타는 과거 애플이 파워PC 칩에서 인텔로 이주할 때 이용했던 일종의 번역 프로그램이다. 인텔 맥에서 로제타를 이용해 파워PC칩용 프로그램을 돌렸듯 로제타2를 이용해 호환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애플이 기존 인텔 프로세서를 배제하고 모든 기기에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2년부터 독자칩으로의 전환을 검토해 왔다.

다만, 애플이 전 제품에 자체 프로세서를 적용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전체 맥에 독자 프로세서를 적용하는 데 2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또 이날 새로운 칩을 지원하는 맥 운영체제(OS)인 ‘빅 서(Big Sur)’도 공개했다. 빅 서의 모든 어플리케이션(앱)은 애플의 자체 개발 칩에 맞춰 다시 만들어졌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은 “빅 서는 유닉스의 성능과 맥의 사용 편의성이라는 조합을 진일보시켜 10년여 만에 최대 규모의 디자인 업데이트를 선보인다”며 “현대적인 깔끔한 디자인과 함께 사파리, 메시지 앱, 지도 앱 등 주요 앱에 개선 사항을 적용하고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 기능도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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