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느릿느릿 오를 땐 초스피드…휘발유값 진실은
전국의 주유소 기름값이 올해 초 하락했을 당시에는 천천히 내렸지만, 지난 5~6월 상승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급격히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정유사와 일선 주유소가 빨리 이익을 보기 위해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사실은 소비자의 유류 구매 패턴과 연관해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셋째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주보다 1.4원 오른 리터(ℓ)당 1360.8원으로 8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전주 대비 상승폭은 가장 높았던 6월 둘째주(29.5원) 이후 24.3원, 16.3원, 9.1원, 4.0원, 1.4원 등 매주 계속 줄어들고 있어 이번 상승 사이클은 곧 마무리 될 전망이다.
주목할 건 가장 높은 상승폭이 언제 왔는지다. 올해 전국의 휘발유값은 그 직전 16주 동안의 하락 사이클이 끝난 후 5월 넷째주에 처음으로 반등했는데, 당시 직전 주보다 9.8원이나 뛰어올랐다. 그 다음주에도 전주 대비 17.5원 상승한 휘발유 값은 6월 둘째주 29.5원 오르며 상승 흐름이 시작된 지 3주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2020.6.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런 가파른 가격 상승은 휘발유값이 하락할 때와는 정반대다. 올해 초 16주 연속으로 하락했던 휘발유값은 1월 다섯째주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당시 전주보다 1.1원 내리는 데 그쳤다. 이후에도 하락폭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하락 흐름이 시작된 지 9주 만인 3월 넷째주(-41.8원)에서야 최고 하락폭을 기록했다.
궁극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하락에 따라 국내 유가도 변동되긴 하지만, 최종 소비자 입장에선 휘발유값이 상승하기 시작할 땐 급격히 상승하고 하락할 땐 그 속도가 완만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유사와 일선 주유소가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격 상승이 즉각 이뤄지는 건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해외에선 이를 '로켓과 깃털 효과(The Rocket and Feather Effect)'라고 부른다. 기름값이 오를 때는 로켓처럼 순식간이지만, 내릴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2019.9.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업계에선 이를 주유소 재고 소진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주유소 내부 저장 탱크에는 이전 가격으로 들여온 유류가 보관돼있는데, 이 재고가 소진돼야 새 유류를 들여와 변동된 가격으로 팔 수 있다. 보통은 유류 재고 소진에 1~2주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휘발유값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유류 구매를 최대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도 계속 가격이 낮아질 것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서다. 결국 기존 유류 재고의 소진이 늦어지고, 가격 하락도 통상적인 경우보다 늦게 반영된다.
반면 가격 상승기에는 소비자들이 최대한 빨리 구매하려고 한다. 지금 당장 사는 게 제일 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유류세 인하 축소 조치가 시행됐을 당시에는 주유소마다 줄을 선 차들이 밤새 휘발유를 사재기하는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 재고가 금방 소진돼 가격 인상이 반영된 유류의 판매 시점이 빨라지고, 최종 소비자는 순식간에 가격이 오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일각에선 빨리 이익을 보려는 주유소 사장들이 가격 상승이 시작되면 급격하게 올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사실은 주유소 재고 소진과 관련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주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장들이 가격을 과하게 올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극소수로 미미하다"며 "한국석유공사 사이트를 통해 전국 모든 주유소의 판매 가격이 비교되는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면 소비자들은 인근의 다른 주유소로 가기에 정상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다른 주유소와의 경쟁에서 도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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