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3일, 자유한국당 내에선 “대국민변명쇼” “국회 능멸” “눈물의 원맨쇼”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사실상의 임명강행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 지도부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나경원 원내대표) “마지막 경고”(황교안 대표)라며 정국 경색을 예고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대국민변명쇼 하나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고 기어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우리 정치는 회복할 수 없는 격랑에 빠져들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과 함께, 한국당도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거론하며 “조국 후보자는 온갖 장황한 변명, 기만, 감성팔이만 반복했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중대한 결심’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오늘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으나, 정기국회 경색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 보이콧’ 등이 이뤄질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다 관련된 이야기”라며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말을 아꼈다.

한국당 의원들도 앞다퉈 조 후보자의 전날 기자간담회를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대국민 사기극이 끝나고 난 뒤 대한민국에 남은 것은 분노와 허탈함”이라며 “분노의 불길이 이제 타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석 원내수석은 “모른다, 적법했다, 수사중이라고 피해가고 빠질 수 없는 눈물로 원맨쇼를 마쳤다”며 “어제 증인 없는 청문회는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맨 앞줄 왼쪽 셋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둘째)를 비롯한 당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찰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조국 후보자가) 청문회장과 검찰조사실에서는 완전히 무너져내릴 거짓과 선동의 만리장성을 쌓았다”고 언급한 그는 “국민의 눈은 검찰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권 남용, 묵시적 청탁 등은 최근 우리가 대법원 선고에서 내내 들었던 이야기다. 조 후보자 스스로 나중에 공소장에 쓰일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검찰의 공정 수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특검으로 갈 것이고 부실한 검찰 수사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국회에서 정식으로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인 채택까지 필요한 최소 5일 뒤에 청문회를 열자는 것이지만, 사실상 청문회가 치러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은 일단 3일 국회에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내용을 반박하는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조 후보자의 임명 수순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당은 장외투쟁의 강도도 한층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9월7일 광화문 집회를 다시한번 예고해 둔 상태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칙왕, 편법왕” “뻔뻔함의 대명사” 등 강도높은 단어로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한편으로, “반칙왕 조국, 국민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마지막 경고”라며 초강경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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