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에 태풍까지…2∼7일 '물폭탄' 큰 피해 우려
이번주 한반도 둘러싼 날씨 상황 설명도[기상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가을장마'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뒤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보이면서 큰 피해가 우려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 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남해에 정체전선이 발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현재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있다.
비구름대가 발달한 형태와 비가 내리는 양상이 장마철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이 정체전선을 '가을 장마전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앞으로는 티베트 고원 부근의 상층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몽골 북쪽의 상층 서풍이 강해져 찬 공기가 내려오는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해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이 강해지면서 두 공기가 충돌하는 경계인 정체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이날 현재 남해안에 머무는 정체전선은 3일 남부지방, 4∼5일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 영향으로 2일은 주로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3일 오전에는 충청도, 오후에는 전국으로 비가 확대돼 목요일인 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이 100∼200㎜이며, 3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과 전라도, 경남 남해안은 50∼100㎜, 남해안을 제외한 경상도와 제주도, 울릉도·독도는 30∼80㎜다.
기상청은 특히 4일 오전, 5일 오전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오전 필리핀 동쪽에서 발생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6∼7일 우리나라를 강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링링'은 대만 동쪽 해상을 거쳐 토요일인 7일께 서해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5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 뒤 6일부터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까지 추가로 유입되면서 7일까지 전국에 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태풍이 가장 근접하는 6일 밤부터 7일까지 제주도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은 "2일부터 7일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저지대 침수, 축대 붕괴,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6∼7일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서쪽지방에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30∼40m(시속 108∼144㎞)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적으로도 9월에 태풍 피해가 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904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가장 큰 재산피해(5조1천479억원)를 입힌 태풍 '루사'는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한국을 할퀴었다.
두 번째로 큰 재산피해(4조2천225억원)를 남긴 '매미'는 2003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한국을 강타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9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막힘 없이 한반도로 오기 때문에 강한 세력을 유지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을철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태풍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면 대기가 엄청나게 불안정해져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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