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경고 실탄 쏘는 데 교복 입은 여고생까지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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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경고 실탄 쏘는 데 교복 입은 여고생까지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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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동맹 휴학·공항 포위… 고민 깊어지는 중국

교복을 입은 상당수의 중·고등학생들이 2일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의 타마르 공원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 집회에는 이날부터 동맹휴학을 결의한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 이틀간의 총파업에 돌입한 21개 업종 종사자들이 참여했다. AP연합뉴스


홍콩의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2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동맹휴학에 나섰다.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도 3일까지 이틀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거부하고 강경 진압의 수위를 높이자 반정부 진영이 확대되고 시위도 더욱 과격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작된 중·고등학교의 동맹휴학에 200여개 학교, 1만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홍콩섬 동쪽 차이완 지역의 샤우케이완 공립학교 등 3개 학교 학생들은 오전 7시부터 학교 부근에서 손에 손을 잡고 인간띠를 만들었다. 상당수는 교복 위에 홍콩 시위대의 상징이 된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신학기를 맞은 이날부터 2주간의 동맹휴학을 예고한 10개 대학 학생회도 홍콩중문대학 캠퍼스에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의 대학생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총탄이든, 백색테러든, 전체주의 정권이든, 그 어떤 장애물도 우리의 결심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13일까지 정부가 송환법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동맹휴학 등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21개 업종 종사자들도 이틀간의 총파업에 돌입했고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의 타마르 공원에서 송환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동맹휴학에 참여한 학생들도 동참했다.

홍콩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항으로 통하는 길을 차단하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기로 했으나 경찰이 주요 지하철역에 병력을 배치하며 운행 방해를 사전 차단해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홍콩 시위대는 앞으로 ‘3파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3파’란 동맹휴학을 뜻하는 파과(罷課), 총파업을 뜻하는 파공(罷工), 상점은 철수하고 소비자는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파시(罷市)를 합한 것이다.

동맹휴학과 총파업 등 학생들과 시민들의 송환법 반대 투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홍콩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대를 거세게 비난했다. 존 리 보안국장은 “주말 시위에서 폭도들은 지하철과 공항을 마음대로 파괴하고 100개 넘는 화염병을 던지는 등 폭력 수위가 고조됐고, 테러의 성격도 지녔다”고 지적했다. 홍콩 정부 2인자인 매튜 청 정무부총리는 사실상 계엄령인 긴급법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됨에 따라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대규모 무장 경찰을 선전에 배치하고 진압 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등 무력 진압이 임박했음을 경고했고, 지난 주말 시위에 ‘랩터스 특공대’까지 지하철 객차에 투입했지만 여전히 직접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중국 정부의 인내력이 임계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적으로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인 10월 1일 신중국 건립 70주년 행사가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어 조만간 실제로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공산당의 권위에 도전하고, 중국을 분열하려는 시도는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10월 1일 이전에 홍콩에 무력개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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