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 학계도 분분…"세쪽짜리 논문 과대포장" vs "누군가 기회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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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논문' 학계도 분분…"세쪽짜리 논문 과대포장" vs "누군가 기회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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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9.8.2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문제의 논문 내용을 두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고등학생 인턴 신분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실험이라는 의견과 이론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2주 만에 마무리하기는 무리라는 의견이 맞선다.

조국 후보자 딸은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에 제 1저자로 '출산전후(주산기)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이란 영어 논문을 출판했다. 앞서 2009년 한영외고 2학년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낸 성과라는 게 조국 후보자 측의 설명이다.

이 논문의 주된 내용은 기존 과거 데이터와 91개의 샘플을 유전형분석(genotyping)을 진행해 다형성(polymorphism)과 질병과의 연관성을 살피는 것이다. 유전형분석은 개체의 유전자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으로 유전자, 특정서열, 반복서열, 유전체 전체의 형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에서는 제한효소처리에 의한 배열차를 검출하는 'CAPS마커'와 'INDEL마커'로 유전형분석을 실시했다. CAPS마커의 경우 고가의 해석장치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다양한 검사기관에서 쉽게 취급하고 있는 방식이다.

한 익명의 전문가는 "논문을 보면 사실 실험 자체는 하루면 끝날 수 있는 양이며 이미 기존에 연구됐던 데이터를 사용하기도 했다"며 "분석도 표준 통계 소프트웨어인 '사회과학통계패키지'(SPSS)와 엑셀로 정리하면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험자체는 1~2일이면 가능하다는 뜻이다.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문을 보니 참고문헌 을 빼고 본문은 글자 수도 많지 않은 3페이지 정도고 분석방법은 딱 한 문단, 결과도 3문단으로 제시했다"면서 "SPSS로 통계 처리했고 기존의 데이터를 사용해 고등학생이 컴퓨터로 통계 돌려 간단히 결과를 낸 내용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애초에 논문의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지적이다. 그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국내저널에 내는 큰 의미없는 논문, 더군다나 인턴이 참가해서 내놓은 분석결과로 쓴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제1저자와 책임저자를 다 하기는 껄끄러웠을 수도 있겠다"고 평가했다. 결국 책임은 '책임저자'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실험을 수행하고 논문을 작성하기까지 중요한 것은 결국 관련 전공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수준에서 실험 방향이나 기본적인 분석 방식을 지시받지 않고는 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사실 지도교수나 함께 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실 대학원생 등의 공이 더 컸을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바이오 관련 전문가는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조건을 3개나 확립해야 하고 은 염색법(silver staining)을 통해 결과를 봐야 하는데 이는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아마도 지도교수나 같은 연구실의 대학원생들이 도와주고 실험을 했을텐데 그들이 만약 1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교수는 "분야마다 다르고 저널마다 다르겠지만 영어 논문을 2주 안에 내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2주에 논문 하나씩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면 1년에 논문을 20~30개씩 출판하는 게 가능한 셈이기에 사실 다른 것보다 논문 한 편쓰는데 수십년을 공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번 일로 논문이 실험 보고서 수준으로 취급받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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