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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독립성 부정한 감사원장 “대통령도 국민으로서 특정감사 요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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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대통령도 감사원에 특정감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한 데 이어 다시 감사원의 독립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발언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은 (대통령으로부터) 특정감사를 요구받거나 훼방받지 않는다는 의미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물음에 “(대통령이 감사를) 요구는 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최 원장의 답변이 나오자 야당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는 실소가 터졌다.

감사원법은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돼 있다. 그러나 최 원장의 발언은 대통령의 감사 요구가 문제없다는 것으로 감사원 독립성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조 의원은 “법률에 의하면 감사를 요구할 수 있는 건 국회, 국민 청원, 국무총리다. 대통령은 요구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국민의 한 사람과 똑같다고 할 정도로 (감사원장이) 정치적으로 무감각하고 비현실적이다. 뒤에 있는 (감사원) 국장들이 웃는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두달여 전에도 감사원장의 본분을 잊은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7월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여당에서조차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최 원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적정한 시점에 감사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 이전에 추가 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가 수주실적이 미미한 영세업체라든지, 관저 리모델링 공사 업체가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재직하던 코바나콘텐츠 주최 전시회 후원 업체라는 등의 의혹이 있다”며 감사 필요성을 묻자, 최 원장은 “저희가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렇게 답변했다.

최 원장은 또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인도 방문과 관련해 예산을 전용한 의혹이 있다’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도 “사실관계를 모니터링해서 감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감사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를 시작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 상황에 관해 논의가 있었고 정리해 결정 내린 것으로 안다”고 인정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의 문자메시지로 논란이 된 ‘감사원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은 이전에도 이 수석과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냈는지에 관해 “기억을 못하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이 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언론에 포착됐다. 그는 문자를 보낸 경위에 관해 “연속 이틀 오보를 질러대는데 (이 수석이) 안 궁금하겠나”라고 말했다. 유 사무총장이 언급한 기사는 감사원이 감사위원회의 의결이라는 법적 절차를 생략한 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지난 5일 <한겨레> 보도다. 유 사무총장은 ‘그 전에 문자 보낸 적 있냐. 전화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이탄희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따로 답변하지 않겠다. 기억도 못하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문자 메시지는 “삭제해서 어떻게 복구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대통령실의 문의가 없었다’는 답변이 위증이라는 이탄희 의원의 지적에 “말이 헛나갔다. 물도 못 마시고 의원님 말씀 신경쓰고 있다. 정정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핸드폰을 포렌식해서 대통령실과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복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아예 핸드폰을 꺼내지 않았다. 최 원장도 유 사무총장이 감사원 직원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마이크를 가리며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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