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짜리 딸아이를 죽여야만 했던 어머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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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짜리 딸아이를 죽여야만 했던 어머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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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작가 토니 모리슨아픈 역사는 기억하고 애도해야 치유된다. 지난주에 세상을 떠난 미국작가 토니 모리슨은 그렇게 생각했다. 특히 그는 ‘아무도 이름을 모르고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고 전설에도 나오지 않고, 그들에 관한 노래도, 춤도, 이야기도 없는’ 흑인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려 했다. 그의 생전에 고전이 된 ‘빌러비드’는 생생한 예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있다. 어떤 어머니가 두 살짜리 딸아이를 죽였다. 백인 노예주가 그들을 잡아가려고 하자 벌어진 일이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소나 말처럼 팔려 성적 착취를 비롯한 온갖 착취를 당하며 사는 것을 원치 않았다. 백인주인을 피해 헛간으로 도망쳐 저항하다가 착란상태에서 딸을 죽인 것은 그래서였다. 죽은 아이가 빌러비드였다. 그녀는 다른 세 아이들까지 죽이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작가는 이 끔찍하고 엽기적인 스토리를 흑인들의 상처와 고통, 인종적 불의에 관한 기억과 애도의 스토리로 바꿔놓는다. 빌러비드는 죽었지만 귀신이 되어 어머니의 집에서 살아간다.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매직리얼리즘 소설에서나 가능한 얘기이긴 하지만, 어머니가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데 딸이 어떻게 죽을 수 있으랴. 몸이 없다면 몸을 대체할 귀신이라도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이게 어머니의 심리적인 현실, 즉 트라우마다. 그렇게 산 게 18년이다.

그런데 상처와 관련하여 언어가 가진 치유의 기능이 작동했다고나 할까, 그녀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면서 딸이 죽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18년 만에 처음으로, 정말이지 처음으로 운다. 마침내 울게 된 것이다. 운다는 것은 빌러비드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딸의 귀신이 떠나는 것은 바로 이때다.

이것이 모리슨이 제시한 치유의 해법이다. 개인의 것이든 국가의 것이든, 상처는 방치하지 말고 어떻게든 기억의 공간으로 옮겨 말하고 슬퍼하고 애도해야 치유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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