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제공항 여객기 운항 전면 중단…시위대 공항 점령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오늘(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하면서 현지시간 오후 4시, 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공항의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홍콩 국제공항 측은 오늘 오후 성명을 내고 "홍콩 국제공항의 공항 운영에 심각한 지장이 생겨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모든 승객은 가능한 한 빨리 터미널 빌딩을 떠나라. 이에 영향을 받는 승객은 항공편 예약을 위해 해당 항공사에 문의하라"고 밝혔습니다.
공항 당국은 "출발 편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며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 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도 한국시간 오후 5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홍콩 항공 당국의 지시에 따라 홍콩 국제공항에서 12일 남은 운항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홍콩 국제공항의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것은 예상치 못한 시위대의 공항 점거 때문입니다. 중국 인민일보는 홍콩 항공당국이 시위자들이 공항에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어, 항공기 긴급 사고 대응 메뉴얼을 적용해 현지시간 모든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 현지언론들도 이날 오후 수천 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어 연좌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공항 출국 수속 등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국제공항에는 현재 많은 시민이 모여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는 출발 구역 로비에서 반중국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도보 등으로 계속해서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바람에 공항 인근의 도로 교통도 극심한 정체 상태에 빠졌습니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연속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오늘 시위는 당초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전날 침사추이 지역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경찰 진압 중 한 여성 참가자가 실명 위기에 처한 것에 분노해 벌어졌습니다. 해당 참가자는 경찰이 발사한 시위 진압 장비인 '빈백건(bean bag gun)'에 오른쪽 눈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을 기리는 의미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공항 시위에 참여한 웡(40) 씨는 "홍콩 경찰은 인간성을 이미 상실했다"며 "홍콩인을 위해 거리로 나온 소녀가 시력을 잃었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항공당국은 항공기 운항이 언제부터 정상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단 캐세이퍼시픽 항공이 화요일 아침까지 결항이 이어질 것이라고 공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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