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이용하려면 값비싼 음식 사먹어야…도민쉼터는 '공염불'
코로나19 거리두기는 '남의 일'…마스크 안 쓴 행락객들 북적양주시 장흥면 유원지 일대 '시원한 물가자리'를 홍보하는 광고물 © 뉴스1(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요즘에 물가에서는 평상을 못 펴게 하지만 앉아보면 물가나 마찬가지예요."
21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돌고개유원지 일대는 예년과 다름없이 성업이었다. 돌고개는 해마다 여름철이면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으로, 계곡물을 따라 수십개 식당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휴일인 이날 취재진은 경사가 심한 좁은 도로를 따라 초입부터 꼭대기까지 둘러봤다. 차량 행렬로 인해 정체되기 일쑤였고 음식점마다 주차된 차량으로 만석이었다.
수백명의 행락객들이 이 유원지 일대에 드글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구호는 옛말인 듯 행락객들은 밀접접촉하고 있었다.
수도권에서 종식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기세를 잊은 듯이 보였다. 이 유원지 일대는 서울과 맞닿은 지역임에도 이날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 업소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주차관리를 하는 업소 관계자들이 나와 "물가에 평상은 없어도 물가나 마찬가지다. 한그릇 드시고 가시라"면서 호객 행위를 했다.
'시원한 물가 원두막', '물속평상자리', '냇가자리' 등의 광고물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업소 바깥에서 보면 냇가에 직접적으로 평상을 설치한 식당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컨테이너 가건물, 철제계단, 철제평상 등이 즐비했다.
양주시 장흥면 하천 일대 © 뉴스1일부 행락객들은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겼으며 물가에서 가까운 평상에 앉아 고기를 구워먹거나 '보양식'을 '술'과 함께 먹고 있었다.
이재명 도지사가 도내 하천변·계곡 시설물 정비를 본격 시행한지 1년째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는 철퇴단속을 비껴간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하천·계곡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정비된 계곡과 하천은 쉼터로 조성해 도민들에게 돌려준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양주시 일대 하천은 도민쉼터를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이용하려면 시설물들을 지어놓은 식당에 들어가 값비싼 음식을 사먹어야 했다.
주민과 경기도, 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일대 하천변 단속을 진행했고 사유지에 대해서는 관할행정기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이 일대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다수의 시민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하천정비를 제대로 한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힘쓰는 와중에 행락객들이 마스크도 없이 바글바글 몰려 있는 모습을 보니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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