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4년 발간본…'박문수 간찰' 1000여점도 보관【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현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국유사 목판본을 십수년간 숨긴 장물아비가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김모(67)씨가 제기한 항소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문화재 중간 매매업자인 김씨는 2000년 1월 장물로 구한 삼국유사 목판본을 2015년 11월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자택 등에 숨겨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판본은 일연 대사 사후 100여년 후인 1394년 발간돼 현존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故) 조종업 교수가 보관하던 중 도난 사건으로 분실됐었다.
김씨는 이밖에도 2008년 고령박씨 종중이 보관하다 도난당한 '박문수 간찰' 1000여점을 2012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은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김씨는 삼국유사 판본과 박문수 간찰이 일반동산문화재라는 점을 알면서도 소재를 불분명하게 해 발견하기 어렵게 했다"며 "역사·학문·학술적 연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등 효용을 해하는 은닉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재를 경매사이트에 올려 사적 욕심을 채우려고 했다"면서 "과거 동종 범행으로 처벌 전력이 있는데도 별달리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삼국유사 판본 등을 몰수했다.
김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기간 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항소가 기각됐다. 대법원도 "김씨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 조치는 정당하고,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이 없다"며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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