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노예 다루듯…말 탄 채 밧줄로 끌고 가는 경찰 사진에 미국인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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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노예 다루듯…말 탄 채 밧줄로 끌고 가는 경찰 사진에 미국인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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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무단침입 혐의로 잡힌 흑인용의자 비인간적 연행 모습 공개
변호사 “가축처럼 모욕했다” 비판…경찰국장 “잘못된 판단” 사과

3일 미국 텍사스주 갤버스턴시에서 말을 탄 백인 보안관들이 건물 무단침입 용의자인 도널드 닐리 씨(가운데)를 밧줄로 끌며 연행하고 있다. 시민들은 “1800년대 남부 농장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힌 흑인 노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분노했다. 유튜브 캡처“19세기 남북전쟁 전에 백인들이 흑인 노예를 가축처럼 다루던 모습과 똑같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말을 탄 백인 보안관 2명이 흑인 범죄용의자를 밧줄로 끌고 가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돼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갤버스턴시 북동부 마켓거리에서 밧줄이 연결된 수갑을 차고 보안관이 탄 말을 따라 끌려가는 흑인 도널드 닐리 씨(43)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은 3일 목격자가 촬영한 것이다.

닐리 씨는 투자회사 메릴린치가 입주한 오피스빌딩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진 속 마켓거리는 그 건물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다. 닐리 씨의 변호사인 멜리사 모리스 씨는 “닐리 씨는 조울증을 앓고 있는 노숙인이며 마켓거리 주변에서 지낸다. 보안관들은 그를 아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닐리 씨를 동물처럼 다뤄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닐리 씨는 구금된 다음 날인 4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인권변호사 벤저민 크럼프 씨는 “이 사진은 농장에서 탈출한 흑인 노예를 뒤쫓는 사냥꾼들이 활보하던 200년 전 미국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두 보안관은 그릇된 체포 방식으로 흑인들이 가진 고통스러운 역사의 기억을 불러냈다”고 비판했다.

버넌 헤일 갤버스턴시 경찰국장은 5일 “보안관들에게 악의는 없었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 밧줄로 끌고 가는 체포 방식은 군중이 밀집한 상황에서만 사용한다. 그들은 용의자를 체포한 현장에서 수송 차량을 기다려야 했다”며 사과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시 경찰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보안관들의 용의자 체포 훈련 방식을 수정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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