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추석 직후 만나자"…尹대통령 받아들일까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추석 명절 이후 성사 여부가 기대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영수회담'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추석 직후 회담을 재차 제안하며 영수회담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8일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전격 기소하자 '억지 기소'라며 검찰을 맹비난하면서도 윤 대통령에게는 민생을 위한 협치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의 억지 기소에는 늘 그래왔듯 사필귀정을, 국민과 사법부를 믿으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민생에 주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 다시 요청하는데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하겠고 절차도 형식도 관계 없으며 여당이 함께 하는 것도 좋다"며 "추석 직후에라도 바로 만나 지금 우리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국민의 물음에 답해드리자"고 재차 회담을 제안했다.

당내에서 야당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맹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입장 표명은 다소 이례적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자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모든 책임은 윤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며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는 흔쾌히 응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서는 정작 추석명절에 보내온 선물은 정치검찰의 칼끝이었다"고 비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선거과정에서 벌어졌던 정치적 공방은 대통령 선거 이후 서로 고발을 취하하는 것이 관례였고, 여야 협치의 시작점이었다"며 "그런데 협치는커녕 야당 대표를 기소하며 정치탄압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니 참담하다"고 여야 협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협치의 손을 다시 내밀면서 꺼져가던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가 좌초되면서 혼란에 빠졌던 국민의힘의 상황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회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전화통화에서 "'당 안정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회담 시기를 거론한 바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며 새 비대위 꾸리기에 나서며 당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분은 대통령 한 분이기에, 지난번 폭우에 혼쭐나고 이번 폭우 대비하듯 국민이 바라는 협치를 위해 내일 아침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추석연휴에 이재명 대표의 회담 제안을 수용, 당장 추석기간에 영수회담하셔서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이시면 제일 좋은 추석밥상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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