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판매량 '0' 아우디·폭스바겐 사정은?…내부인증 강화로 물량 부족
2019년형 아테온(폭스바겐코리아)© 뉴스1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판매실적 '0'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인증 문제로 물량 수급이 늦어진 사이 재고가 소진돼 판매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이달부터 일부 모델 판매를 개시해 급한 불은 껐다. 반면, 아우디는 하반기에나 다시 국내 시장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아우디·폭스바겐의 신차 등록 대수는 0대다. 지난 3월에도 두 브랜드는 각각 142대, 8대만을 판매하는데 그쳐 판매절벽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 2016년 인증 서류 위조 문제에 따른 영업정지 조치로 판매대수 0대를 기록한 바 있다. 두 브랜드가 월간 기준 차량을 단 한 대도 팔지 못한 것은 각각 2017년 4월 이후 2년만, 2016년 11월 이후 2년6개월만이다.
이번엔 인증 절차에 시간이 걸리며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점이 판매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2016년 인증 취소 처분을 겪은 뒤 내부 인증 체계를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자체적으로 서류를 철저히 검토한 뒤 정부에 인증을 신청하고, 인증을 마친 후 본사에 도입 물량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물량을 먼저 도입해 놨던 과거에 비해 신차 물량 확보 및 고객 차량 인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상황만 놓고 보면 폭스바겐이 그나마 아우디보도 낫다. 출시 후 4개월간 지연돼 오던 신형 아테온 인도가 지난 13일부터 시작돼 급한 불은 껐기 때문이다.
아우디 A6 40 TFSI. (아우디 코리아 제공)© 뉴스1
폭스바겐은 당초 신형 아테온을 지난해 12월 출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토부 안전인증을 위한 제원통보 과정에서 서류 제출을 다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전체적으로 인증절차가 늦어졌다. 다행이 올해 초 일부 물량을 입항한 덕에 빠른 판매개시가 가능했다.
신형 아테온은 사전계약만 1000대를 넘어섰으며 추후 물량 확보도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파사트, 티구안 등 폭스바겐 다른 차종의 경우 아직 본사에서 물량 배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상반기까지는 아테온 한 모델로 버텨야 한다.
아우디는 올해 3월까지 누적 2559대를 판매했으나 상황이 좀 더 좋지 않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A6 40 TFSI 모델이 한 달 동안 1617대를 팔리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 남아 있는 차량 재고가 전무한 실정이다.
딜러들에 배정된 물량마저 소진되며 사실상 물량이 바닥났다. 현재 A4, A3, A5, Q7 등이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친 상태지만 확보된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
아우디의 판매재개는 이르면 3분기나 4분기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와 신차 배정을 조율 중인 상황으로 국내 물량 배정은 상반기 내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하반기 판매회복 여부에 따라 올해 수입차 시장 성장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등록된 수입차 브랜드 23곳 중 전년과 비교해 판매실적이 늘어난 곳은 9곳에 불과할 정도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폭스바겐의 판매재개 덕이 컸다"며 "올해는 신차도 예년에 비해 부족한 상황으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부진이 이어지면 전체적인 수입차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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