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칸 낭보 순간에 조여정은? "잠깐 잠든 사이에 이런 일이.."[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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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칸 낭보 순간에 조여정은? "잠깐 잠든 사이에 이런 일이.."[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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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허민녕 기자]

"잠깐 잠든 사이에 이런 일이…"

자신의 인생작이 된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게 된 5월26일 새벽, 조여정은 현지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집에 있었다. 시상식을 보기 위해 노트북을 켜두고 책상 앞에 앉아있던 조여정은 빠듯한 스케줄이 안겨준 피로감과 긴장감이 겹쳐서 였던지 "깜빡 잠들어버렸다"고 했다.

벌떡 일어나보니 새벽 5시. 조여정은 "카톡이 잔뜩 와있는 걸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혼잣말을 하고는 눈을 비볐다.

"얼떨떨했죠. 제가 그 영화에 출연했단 생각은 못하고, 마치 다른 영화의 기사를 보는 것 같았다고 할까. 봉준호 감독을 '팬심'으로 좋아하는 감정이 더 컸다고 할 수 있겠죠.”

영화 '기생충'에서 가장 '신선'한 연기 변신을 보인 배우를 꼽는다면 조여정이 아닐까. 그녀가 이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굴지의 IT기업 대표 박사장(이선균 역)의 '안주인' 연교.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숱하게 표현돼온 '부잣집 사모님'과는 봉준호 영화인 탓인지 무척 '리얼'하기도, 그로 인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순수하고 귀여운 면도 있고, '지적 허영심'이랄까? (능력 있는 남편의 아내로서) '자격' 있어 보이고 싶은 그런 심리있잖아요."

때문인지 조여정은 영화에서 중3 수준의 영어 단어를 종종 섞어 쓰며 관객들의 시선을 자신에게 끌어들인다. 어찌나 영화에 '찰떡'같이 붙던지 조여정의 '영어 혼용 대사' 퍼레이드는 다소 밋밋할 수도 있었던 연교의 등장장면들을 칠리 소스처럼 톡 쏘게 만들었다. 어쩌면 유행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대사요? '아임 데들리 시리어스'(I’m deadly serious), 하하."

대사처럼 '심각하게 진지했던' 조여정이란 배우를 무장해제시킨 건 봉준호 감독의 마술같은 연출력 덕분이라해도 과언을 아닐 터. 극중 연교가 입주과외선생 제시카(박소담 역)에게 "제시카 나이스"라고 외쳐 큰 웃음을 주는 것처럼, 조여정은 "봉준호 나이스!"라며 배우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해준 봉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어느 외신과 인터뷰에서 봉 감독이 자신을 일컬어 '다이아몬드'라 했다던데, 정작 조여정은 "어디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정말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며 이젠 스스럼없이 농담도 할 줄 아는 '관록의 배우'가 됐다. 어디서 언급됐는지 오리무중인 '다이아몬드'란 단어는 그러나 영화를 보면 부인할 수 없이 '정확한 표현'이라 공감할 것이다.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영화에 출연했단 이력 외에도 조여정은 '천만 배우' 대열에도 합류할 것 같은 예감. 인터뷰가 있었던 5월30일 '기생충'은 개봉돼 무시무시한 속도로 1,000만을 향해 '대약진' 중이다. 이 대목에서 그녀는 '기생충'의 연교가 아닌 원래의 조여정으로 돌아와 '사서 고민'이라 할 만한 이야기를 늘어놨다.

"그런데요, '천만 배우'되면 연기가 더 느나요? 저는 그게 정말 고민이예요. 배우로서 너무 기대감을 갖게 하는 '타이틀'은 무섭죠. 실력보다 있어 보이는 타이틀은 정말 무서워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허민녕 mi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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