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력시장 간 아빠는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왔다
서울 신대방동에 사는 임모(55)씨는 건설 현장 일자리를 찾기 위해 새벽마다 인력 사무소에 나가지만 허탕치는 날이 많다. 한 달 중 일할 수 있는 날은 많아야 10일. 그렇게 번 월급 150만원으로 월세와 공과금 등을 내고 나면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손에 쥐는 돈이 거의 없다. 임씨는 "작년엔 열심히 나가면 한 달에 300만원은 벌었다"며 "요즘 건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일할 현장이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임씨 같은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다. 또 전체 가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소득층 소득과 가구별 처분가능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이다.
◇소득 '찔끔' 느는데 이자·연금은 급증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2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8%에 불과했다.
특히 '실제 손에 쥐는 돈'을 뜻하는 처분가능소득은 37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9년 3분기(-0.7%) 이후 약 10년 만이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소득에서 세금·이자·사회보험료 등 매달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소득은 찔끔 늘었는데 비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든 것이다. 1분기 비소비지출은 107만8300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항목별로는 이자(17.5%)가 1년 전보다 가장 많이 늘었고, 연금(9.1%)과 사회보험(8.6%)도 크게 늘었다.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는 비소비지출은 가구의 소비 여력을 줄여 내수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5분기 연속 감소한 1분위 소득
저소득층은 여전히 소득 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4700원으로 1년 전보다 2.5% 줄었다. 작년 1분기(-8.0%)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1분위 소득이 계속 감소하는 건 근로소득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1분위 근로소득은 40만4400원으로 1년 전보다 14.5%나 줄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영업자 등이 직원을 줄이면서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위 취업가구원 수는 0.64명으로 작년 1분기보다 0.03명 줄었다.
그나마 이전(移轉)소득이 6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5.6% 늘면서 1분위 전체 소득의 감소 폭을 줄였다. 작년 1분기에 이전소득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근로소득을 넘었는데, 올 1분기에는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넘었다. 저소득층은 이제 일해서 벌어들이는 돈보다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자녀가 부모에게 주는 생활비 등에 의존해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뜻이다.
◇소득분배 개선?… “고소득층 소득 같이 줄어든 탓”
다만 상위 20% 가구 소득을 하위 20% 가구 소득으로 나눠 소득 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5.80배로 작년 1분기(5.95배)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소득 격차가 클수록 5분위 배율 수치도 커진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5.81배)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소득불평등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5분위 배율이 낮아진 것은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이 992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2.2%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년 1분기엔 주요 대기업의 노사 합의가 늦어지면서 2017년 상여금이 해를 넘겨 지급돼 1분기 소득으로 잡혔다. 그런데 올해는 상여금이 1분기 소득에 반영되지 않아 5분위 소득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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