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혁신 1호 '은산분리 완화'…최소 한 곳은 티켓 쥘 듯
토스뱅크, 자본력 의문…네이버·LGU+도 전자금융업자라 '금융 주력자' 인정 어려워
금융당국, 최근 엄격한 원칙주의 흐름도 토스뱅크에 부정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 제 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앞서 인가전에 뛰어든 토스뱅크,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은행 티켓을 쥐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결별하며 자본 안정성 부문에서 물음표를 남긴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토스뱅크가 '제 2의 케이뱅크'가 될 경우 향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6일께 제 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이 오는 24일부터 2박3일간 외부평가위원회 합숙 심사를 진행하고 금융위가 26일 임시회의를 열어 예비인가를 낼 계획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금융위는 최소 한 곳 이상에 예비인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위는 최대 두 곳에 예비인가를 내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1호가 은산분리법 완화였던 만큼 두 곳 다 탈락시킬 가능성은 적다.

현재로서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훨씬 유리하다.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이 주도하고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등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들을 비롯해 28개 주주가 참여한다. ICT 기업 대신 금융회사인 키움증권이 대주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혁신성은 뒤지지만 자본 안정성 측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케이뱅크가 자본 부족으로 영업 중단, 재개를 반복하며 인터넷은행의 자본 안정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오히려 자본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반면 혁신성으로 주목받았던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막판 신한금융과의 결별, 최근 케이뱅크 위기 등과 맞물려 약점이 더욱 부각됐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간편송금업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60.8% 지분을 보유하고 해외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들이 나머지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다. 안정적인 자본 공급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지난해 444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자금융업자인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 주력자 지위 인정 여부도 쟁점이다. 인터넷은행에서 금융 주력자는 지분을 최대 100% 소유할 수 있는 반면 비금융 주력자(산업자본)는 최대 34%까지만 지분 소유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전자금융업자를 금융 주력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기본 요건에서 이미 결격이다. 현재 엘지유플러스, 네이버, 하나투어 모두 전자금융업자에 해당해 비바리퍼블리카를 금융 주력자로 인정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처럼 자본력 있는 금융회사를 주요 주주로 유치할 경우 금융당국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토스뱅크의 탈락을 점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사업계획의 안정성 부문에서 수익성, 자본력 등의 배점을 종전 50점에서 현재 100점으로 높였다. 전체적으로는 혁신성에 대한 배점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종전 대비 안정성을 더 들여다 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엄격할 정도로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금융업자인 비바리퍼블리카에 금융주력자 지위를 인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향후 제 2의 케이뱅크 사례가 될 경우 금융당국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키움증권 한 곳에만 예비인가를 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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