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보건기구 최고경고 `펜데믹` 선포 임박

국제 비상사태 선포 한달…확진자 10배 기하급수↑
감염국 22개→74개로 늘어…극지방 제외 대부분 감염
WHO 사무총장, "이런 전파속도 처음봐" 트위터 언급
최고 경고단계 `펜데믹` 발동 위한 의도적 발언 분석
역대 단 두차례 적용…`사람 대 사람` 감염돼야 가능
북극 밑 아이슬란드마저 확진자 9명으로 늘어
확진자 증가속도보다 무서운 사망자 증가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코로나19 전세계 발발현황표. 지난 1월 말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비상사태 선포 후 한 달여만에 74개국에서 확진자는 10배 이상, 사망자는 15배 이상 늘어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현실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지난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한 달 간 전세계 확진자는 10배, 사망자는 15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사스 대비 최대 1000배에 이른다는 코로나19의 강력한 전염속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감염국가도 22개국에서 74개국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심지어 북극 밑 아이슬란드마저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사실상 극지방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코로나19의 감염 영향권에 들고 있어, WHO의 최고 경보단계인 '팬데믹(Pandemic)' 선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오후4시 기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코로나19 전세계 발발현황을 보면 전체 확진자는 9만937명으로, 이 중 3117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로 계산한 치명률은 3.4%로 전체 확진자 및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치명률(3.6%)보다 0.2%포인트 낮았다. 세 자릿 수 이상 확진자가 나온 국가 중 치명률이 가장 높은 곳은 단연 4.4%를 기록한 이란(확진 1501명·사망 66명)이었다.

또한 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을 경고하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 1월 31일(한국시간 기준) 기준치와 비교하면 지난 한 달 사이에 코로나19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됐는지 수치로 실감할 수 있다. 감염국 수는 한 달만에 22개국에서 74개국으로 3배 이상 늘었고, 확진자 수는 9812명에서 9만937명으로 10.3배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사망자 속도다. 한 달새 사망자 수는 213명에서 3117명으로 무려 15.6배 급증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과 성도인 우한에서 초기 방역당국 대처가 늦은데다 열악한 의료인력·시설 상황에서 유증상자와 확진자에 대한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아 사망자가 대거 쏟아진 탓이다.

이처럼 한 달 만에 2700명이 넘게 사망했음에도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내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지역사회 전파가 이렇게 잘 이뤄지는 호흡기 계통의 병원체는 예전에 본 적이 없다"며 지역사회 내 사람 대 사람의 감염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는 코로나19와 미지의 영역(Unchartered territory)'에 들어섰다 "고 평가해 WHO 전염병 최고경보 단계인 팬데믹 발표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WHO가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 독감사태와 2009년 6월 인플루엔자 A 사태 등 두 차례뿐이다.앞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지난 수주 동안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전파되는 것을 목도해왔다"며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시 WHO의 결정은 이미 중국 내 감염 흐름이 아시아 주변 국가에 대대적으로 퍼진 상황에서 뒤늦게 나와 WHO가 허술한 상황관리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나왔다.

그런데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지역사회 전파가 이렇게 잘 이뤄지는 호흡기 계통의 병원체는 예전에 본 적이 없다"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지역사회 전파' 현상과 그 속도를 언급했다는 것은 WHO의 최고 경계 단계인 '팬데믹'의 발동 요건인 '사람 대 사람 간 전염' 및 '동일한 전염병의 2개 대륙 이상 발생' 등을 WHO 수장이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는 평가다.

WHO의 전염병 경보단계는 사람에게 안전한 1단계부터 사람 간 전염 증가(3단계), 세계적 유행병이 염려되는 초기 상태(4단계), 동일 대륙 내 최소 2개국 서 유행(5단계), 대륙을 뛰어넘은 세계적 대유행(6단계)으로 구성된다.

WHO는 3일 현재 74개국이 감염국가로 확인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WHO가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 독감사태와 2009년 6월 인플루엔자 A 사태 두차례 뿐이다.

현재 아시아와 유럽, 중동은 물론 최근 북미 대륙에서도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와 스노호미시카운티에서 인간 대 인간으로 추정되는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주의 한 노인요양 시설에서 5명의 사망자가 나와 한국 청도 사례와 같은 집단시설 내 감염 참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북극에 가까운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마저 지난달 말 첫 확진자가 나온 뒤 3일 현재 9명까지 증가한 상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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