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 직전 우회로 찾아낸 정부…막판 타결 성공할까?
버스 노조 파업을 앞두고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직접 재정으로 돕는 대신 우회로를 통해 간접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지난 13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버스 업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교통권 보장 및 인프라 확충, 광역교통활성화 지원 강화에 나서겠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정부가 지자체, 버스업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 사례가 수도권과 서울을 잇는 M-버스(광역급행버스) 업무를 지자체 소관에서 국가 사무로 전환하겠다는 대책이다.
M-버스는 출퇴근 시간대 이외에는 승객이 적어 대표적 적자노선으로 꼽히는데,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기존 노동자 임금 지원기간을 500인 이상 사업장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등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 지원도 확대한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그동안 '지자체 소관인 시내버스 사업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던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날 우회로를 찾아냈다.
대신 버스 노조 등이 요구했던 국비를 통한 직접 지원 방안에는 재정 원칙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버스 노조는 중앙정부 재원으로 적자 버스노선을 위한 보조금, 즉 특별교부금을 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버스 사업은 지자체 고유 사무인데다 버스 사업 지원 용도로 특정 지역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날 이재갑 장관은 회의에 앞서 정책간담회에서 "버스에 대한 운영보조는 특별교부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보조금법상 지급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지원을 하려 해도 방법이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거론됐던 법규를 고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에는 기존 재정원칙에 따라 선을 긋고, 그 대안으로 교통안전 등을 명분으로 우회적으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각종 시설 투자를 중앙정부가 대신하기로 한 것이다.
애초 정부와 여당은 이번 발표를 토대로 14일 아침 당정협의회에서 관련 대책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서로 다른 입장 탓에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자체별로 여건과 입장이 상이하고, 정부와도 추가적인 협의를 계속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한국노총은 아직 정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14일 마지막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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