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자영업자, 일감 끊긴 프리랜서 150만원 긴급 지원
정부가 55만 개의 공공·청년 일자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 93만 명에게는 최대 15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절벽에 오를 동아줄을 만들기 위해서다.
22일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의 핵심은 일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 극복의 핵심 과제이며 가장 절박한 생존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시 휴직자 수는 대전 인구보다 많은 160만 명을 넘어서면서 고용절벽을 예고한 상황이다.
우선 지원 대상은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영세 자영업자, 일자리가 끊긴 프리랜서 등이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가 모두 포함된다. 대부분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실직하거나 일감이 사라지면 바로 수입이 ‘0원’이 되는 직종이다. 이들에게는 신설될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통해 월 50만원을 3개월 동안 지급한다. 무급 휴직자도 3개월간 50만원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그간 (정부가 발표한) 고용 대책에서 제외됐던 영세 자영업자,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이라며 “휴업 등의 사유로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매출 또는 소득이 감소한 이가 대상이며, 취업 지원과 직업훈련도 함께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청년 일자리 55만 개를 만드는 데는 3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채용 연기·취소 등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 청년층을 주 대상으로 한다. 비대면·디지털 부문 정부 일자리 10만 개, 실직자와 휴·폐업한 자영업자를 위한 30만 개 공공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민간 부문에 1조원 이상 정부 자금을 투자해 15만 개의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다. 채용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실업자 재취업과 생계 지원에도 4조1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디지털 일자리를 강조했다”며 “디지털 인프라와 빅데이터 분야 등을 차제에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계는 있다.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공공·청년 일자리는 최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임시 버팀목이지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최저임금(시급 8590원) 이상’을 강조했지만 최저임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임금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부는 한시적 규제 완화를 통해 무급 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현재 규정상 월급을 주면서 휴업(유급 휴직)한 다음에야 월급 없이 근로자를 쉬게 하는 무급 휴직이 가능하다. 고용부는 이 조건을 한시적으로 없애거나 완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항공지상조업, 면세점업, 전시·국제회의업, 공항버스업 네 가지를 특별 고용지원 업종으로 새로 지정했다. 대기업 연관 업종이란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빠졌던 분야들이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이번 대책은 정부 재정 투입으로 고용 취약층이 ‘풀칠’할 수 있는 수준에만 그쳤다”며 “법인세 인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추가 확대 등 민간의 소비·투자를 살려 시장이 고용을 떠받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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