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짜리 LG V50, 30만원에 살 수 있는 이유
에스케이텔레콤(SKT) 관계자가 엘지(LG)전자의 브이(V)50 씽큐를 소개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엘지(LG)전자의 5세대(G) 이동통신 첫 스마트폰인 브이(V)50 씽큐가 10일 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됐다. 통신 3사 모두 출시 초기, 플래그십(주력 상품) 스마트폰임에도 이례적으로 지원금을 쏟아부어 많게는 출고가의 74%까지 할인해준다. 5G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건 통신사들의 경쟁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하려는 엘지전자의 전략이 이런 현상을 빚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통신 3사의 누리집 자료 등을 종합하면, 이날 판매를 시작한 엘지 V50의 지원금 총액은 공시지원금과 판매점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을 합쳐 최대 88만8950원(에스케이텔레콤·SKT)에 이른다. 케이티(KT)는 69만원, 엘지유플러스는(LGU+)는 65만5500원(각사 모두 최고가 요금제 사용 기준)이다. 기기 출고가가 119만9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원금이 55~74%에 달해 최저 30만원 남짓에 살 수 있다. 일부 유통망에선 불법 지원금까지 더해져 할부원금이 없는 ‘공짜폰’도 등장했다. 보통 고사양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선택약정할인(월 통신요금의 25%)을 받는 것이 더 유리했는데, V50은 대부분의 통신사 및 요금제에서 지원금 할인이 더 유리하다.
통신사들의 ‘지원금 경쟁’은 선택약정할인이 보편화한 뒤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5G 스마트폰 출시 뒤 다시 생겨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가 출시될 때 엘지유플러스가 정식 출시 직전 지원금을 올렸고, 에스케이텔레콤은 법 위반을 불사하며 지원금을 상향하는 등 한차례 경쟁이 이뤄진 바 있다. 이번엔 엘지유플러스가 ‘파격 지원금’이라며 지난 8일 지원금을 공시하자 이틀 뒤에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가 이보다 더 높은 지원금을 책정했다. V50을 둘러싼 지원금 경쟁은 갤럭시 S10 5G 출시 한달을 넘기며 자칫 5G 상품의 성장세가 꺾일 것을 우려한 통신사들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번에도 밀리면 끝’이라며 사활을 건 엘지전자의 절박함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지원금 경쟁이 벌어지면서 엘티이(LTE) 스마트폰에 견줘 성능이 좋고 출고가도 비싼 5G 스마트폰이 엘티이 스마트폰보다 저렴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출고가가 89만7600원인 엘지전자의 G8은 에스케이텔레콤에서 공시·추가지원금을 다 받아도 65만6100원이므로, V50에 견줘 두배 비싸다. 갤럭시 S10도 마찬가지다. 에스케이텔레콤 기준, 갤럭시 S10플러스 128GB 모델은 지원금을 다 받을 경우 91만3500원인데 S10 5G 모델은 76만91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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