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회사가 로비했다고? '농약 맥주' 논란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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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회사가 로비했다고? '농약 맥주' 논란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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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그럼 안심하고 마셔도 되는 건가요?”

올 2월 미국 소비자단체(PIRG)의 발표를 근거로 국내에서 번진 일명 ‘농약 맥주’ 논란이 일단락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맥주 10종과 수입 맥주 40종에 대한 조사 결과 논란이 된 제초제 성분이 ‘불검출’ 됐다고 27일 밝히면서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입 맥주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불안에 떨게 한 맥주 논란의 괴담들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리했다.

① 식약처 검사는 부정확하다?

미국 소비자단체는 올 2월 맥주 11종에서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최대 50ppb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1ppb는 kg당 0.001mg을 뜻한다. 반면 식약처는 이들 11종을 포함해 총 50종의 맥주에서 모두 제초제 성분이 ‘불검출’됐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 소비자단체와는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식약처 결과가 훨씬 정확하다. 미국 소비자단체는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를 직접 측정한 게 아니라 이 성분에 반응하는 항체를 측정하는 분석법을 사용했다. 글리포세이트와 유사한 화학물질에도 항체가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의 정확도는 떨어진다. 반면 식약처는 글리포세이트의 질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국제 공인 방법을 사용했다.

식약처는 이번 결과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불검출 기준인 10ppb 이하를 적용했다. 최근 실험 장비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기술적으로 10ppb 이하까지 측정할 수 있는데, 과학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소량인 만큼 10ppb 이하면 불검출로 판단한다.

② 발암물질이면 무조건 위험하다?

‘불검출 수준의 극소량이어도 발암물질이면 위험한 것 아니냐’고 의심할 수 있다. 발암물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공포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물질을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1군’ △동물 실험 결과 인체 발암성이 추정되는 ‘2A군’ △인체 발암 가능성이 있는 ‘2B군’ △발암성이 분류되지 않는 ‘3군’ △발암성이 없는 ‘4군’으로 구분한다.

발암물질에는 치명적인 유독성 물질이 있지만 일상에서 흔히 노출되거나 섭취하는 물질도 꽤 포함돼 있다. 1군에는 술과 담배, 미세먼지, 햇빛 등이 있다. 글리포세이트는 튀김과 쇠고기, 돼지고기, 뜨거운 음료와 함께 동물 실험 결과 인체 발암성이 추정되는 2A군이다.

발암물질 등급보다 중요한 건 ‘노출 방법’이다. 호흡기로 노출 시 심각한 폐 손상을 일으키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피부에 닿으면 별 문제가 없다. 노출방법에 따라 인체 위해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분류한 건 농약을 고농도로 뿌릴 때 호흡기로 들어오거나 피부에 닿을 수 있어서다. 해외 정부와 학계에서는 글리포세이트를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발암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노출량’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정부가 정한 글리포세이트의 일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1kg당 0.8mg이다. 체중 60kg인 남성이라면 매일 48mg씩 평생 섭취해도 인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이 정도의 글리포세이트를 섭취하려면 미국 소비자단체가 이 성분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주장하는 칭따오 맥주(50ppb)를 매일 960L(500mL 캔맥주 1920개)씩 마셔야 한다. 즉 현실적으로 인체 위해성을 걱정할 양이 아니라는 뜻이다.

③ 국내 맥주회사가 로비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해외에서 ‘농약 맥주’ 논란이 번지자 수입 맥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수입 맥주를 견제하기 위한 국내 맥주 회사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식약처는 수입 맥주에 앞서 국산 맥주에 제초제 성분이 들어있는지 먼저 검사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농약 맥주’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5월 이미 국내 맥주 10종을 대상으로 글리포세이트 성분 잔류 검사를 했다. 당시 분석 결과 모두 불검출이라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다가 이번에 수입 맥주 조사결과와 함께 공개했다.

맥주는 농산물이 아닌 가공식품이라 정기적으로 농약 검사를 하진 않는다. 다만 해외나 국내에서 위해성이 우려되는 상황이 생기면 그때마다 해당 농약에 대한 검사를 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독일 등 해외 맥주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는 정보를 접하고 국산 맥주는 어떤지 선제적으로 실패 파악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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