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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코로나검사 첫날부터 혼란…명단 늦게 공개, 참여 저조


코로나19 진료체계 전환 첫날인 3일 동네 병·의원의 검사·치료 참여가 시작됐지만, 어느 병원으로 가야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제때 공지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19 검사·치료 참여는 시급한 문제가 됐지만, 정부 대응은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진료체계 전환에 맞춰 코로나19 검사·치료에 참여하는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명단을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당장 오전부터 동네 병·의원의 검사·진료가 시작됐지만, 정오가 다 돼서야 참여 병·의원을 알린 것이다.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알림'을 거쳐 '심평정보통'에 들어가면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의 명단과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오전에 181곳, 오후 2시께 27곳의 명단을 게시해 이날 총 208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용자가 몰린 탓인지 일시적으로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파일을 내려받아야 해서 번거롭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부는 전날까지 3일 운영을 시작하는 병·의원을 343곳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이날 오전부터 새 검사·진단 체계에 참여하는 곳은 당초 계획의 60% 수준에 그쳤다.

이날은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된다고 예고된 날인데, 전국 208개 동네 병·의원만 첫날부터 새 대응체계에 합류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검사체계에 참여한 병·의원은 19곳뿐이다. 인천과 경남은 각각 47개, 40개 병·의원이 참여했지만, 울산·세종 1곳, 광주 2곳, 경북은 3곳만 참여하는 등 지역별 편차도 컸다.

공지가 늦고, 참여 기관의 수도 기대보다 적어서 동네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했던 이용자들로서는 답답하고 아쉬운 상황이 됐다.

이날은 특히 설 연휴가 끝난 뒤 첫날이어서 코로나19 검사 수요가 평소보다 많을 것으로 관측되는 날이다. 실제로 각지 선별진료소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인파로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또 이날부터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60세 이상 등 '우선 검사 대상자'가 아니면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아닌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선별진료소가 아닌 병원에서 '전문가용' 키트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도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주한 신속항원검사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의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도 고위험군를 대상으로만 PCR 검사를 진행하는 새로운 검사체계를 전격 시행한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로 연계해 확진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최종 '확진'이다. 2022.2.3 hama@yna.co.kr


"설 연휴 때문에…" 명단 늦게 공개되고 참여 규모도 줄어정부는 지난 26일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2월 3일부터 전국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19 검사·치료를 하는 새로운 진단검사체계 전환이 이뤄진다고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치료에 참여할 병원들의 신청을 받았다. 원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신청을 받아야 하지만, 오는 8일 접수 시스템이 마련되기 전까지 의협이 협조에 나선 것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어젯밤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개별 의료기관에 다시 한번 일일이 확인해서 오늘 시행이 가능한지 확인했다"며 공지가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신청 의료기관들이 설 연휴를 준비 기간으로 삼도록 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정작 연휴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황을 맞았다.

이 정책관은 "연휴 직후 일반환자 진료 수요가 늘어서 바로 코로나19 검사진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의료기관 수가 당초보다 줄었다"며 "동선 관리와 방역기준, 폐기물 처리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해 며칠 여유를 두고 시행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선 병원에서는 코로나19 의심환자와 일반 환자의 동선을 분리하는 등의 지침을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신청을 꺼린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또 "연휴가 맞물려서 검사키트 배송이 늦어지는 문제도 있는 듯하다. 의료기관에서 여러 준비가 필요한 상황을 바로 신청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의료기관에 따라 검사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참여 신청을 하겠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들은 예측이 가능했는데도, 설 연휴 직후에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을 가동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 정책관은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되면서 연휴 후 확진자가 급증, 선별진료소 검사 여력이 부족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네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를 진단·치료하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해서 시행 시점을 빨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처음에는 참여 기관이 많지 않겠지만 경험이 늘어나면 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브리핑 후 참여를 희망한다는 늘어 1천18개 병·의원이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으로 신청된 상태라고 밝혔다.

선별진료소 신속항원 검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코로나19 검사 체계가 '선 신속항원검사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로 바뀐 3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2022.2.3 ondol@yna.co.kr


"계속 업데이트할 것" 동네병원 참여, 적응기간 필요할 듯이날 심평원 홈페이지에 명단이 공개된 병원들은 모두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지만, 재택치료 관리에는 참여하지 않는 곳들도 있다.

보건소에 재택치료 의료기관으로 등록이 된 병·의원은 해당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 대해 주치의로서 재택치료 관리도 담당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사만 하는 기관도 있다. 이 경우 이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보건소에서 적정한 재택치료 관리기관을 지정해준다.

현재 공개된 명단으로는 각 참여 병원이 재택치료 관리까지 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부는 추후 재택치료 관리기관을 겸하는 병원을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해 명단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또 참여 병원 중에는 신속항원검사만 시행하는 곳이 있고,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를 연계해 시행하는 곳이 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서는 50여개 병원에서만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운영은 각 병·의원의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원한다면 지정을 해지할 수 있다. 또 검사와 치료를 같이 운영하다가 검사만 수행하는 기관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정 의료기관 명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날 심평원 홈페이지에는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의 명단도 함께 공개됐다. 현재 전국에는 음압장비, 일반환자와 의심환자 동선 분리 등 시설을 갖춘 호흡기전담클리닉이 428곳 지정돼 있지만, 이 가운데 391곳이 검사·치료를 시작한다.

진료체계 전환 첫날부터 혼선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대응이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세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부터 이틀 연속 2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했고, 빠르면 이달 중 하루 신규확진자가 10만명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재택치료자 관리 여력은 이미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9만7천136명으로 전날(8만9천420명)보다 7천716명 늘었다. 정부는 재택치료자 관리 의료기관은 461곳이며 최대 10만9천명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현재 관리 여력의 89.1%가 들어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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