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한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연이은 교전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3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 연합뉴스]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충돌이 휴전 체결로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다만 휴전 직전 이스라엘 지도부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 지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중동 매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측은 이날 새벽 4시 30분을 기점으로 이스라엘과 휴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가자지구 남쪽 이스라엘 영토 일부에 내려졌던 안보 규제가 해제됐고, 대부분 학교를 개교하겠다고 밝히며 휴전이 실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교전 상대이자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여기며 공식 대화 채널 존재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휴전이 체결됐지만 지난 4일부터 양측이 주고받은 공습으로 사망자 30명 이상과 부상자 수백 명을 남겼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29명과 이스라엘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팔레스타인인 18명과 이스라엘 사망자 모두 민간인으로 알려졌다. 가자 당국에 따르면 부상자는 150여 명이다. 사망자 중에는 팔레스타인인 임신부와 이 여성의 14개월 된 갓난아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충돌이 시작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측이 발사한 로켓포가 650발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하마스와 또 다른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의 군사시설 등 260여 곳에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이번 충돌이 사망자 약 2000명을 낸 2014년 가자전쟁 이후 최악이라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4일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 지역 봉쇄 해제 촉구 집회에서 촉발됐다. 이스라엘 측이 집회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2명이 사망하자 팔레스타인 측이 같은 날 로켓포를 발사하면서 교전이 시작됐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2007년부터 이 지역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양측 간 공습은 중단됐지만 휴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양측 모두 물밑 휴전협상 직전까지 확전 의지를 불태웠기 때문이다. 휴전협상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가자지구내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며 병력 증강을 주문했다. 이어 "하마스는 자신들이 자행한 공습은 물론이고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가자지역 피폭이라는) 책임을 지는 중"이라고 일갈했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하마스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란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측도 "이스라엘군 공격이 확대되면 우리 대응은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번 충돌에 앞서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다는 것도 휴전에 불안정성을 더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3월 말에도 로켓포와 보복 공습 등을 주고받으며 사상자를 냈다. 양측은 이후 국제사회 중재로 휴전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충돌은 양측 간 장기 휴전을 논의하던 중 벌어졌다. 외신은 또다시 충돌이 발생해 휴전 노력이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가자지구는 2007년 하마스가 통치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이스라엘과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의 국경 봉쇄 이후 실업률과 경제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선언했다.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 단체인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포 공격에 직면했다"며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리스트들 행태는 가자지구 거주민에게 더 큰 고통을 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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