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새벽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은 최근까지 빚 문제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34)와 A씨 아내(35), 아들(4), 딸(2) 등 A씨 가족은 이날 오전 4시 15분쯤 경기 시흥시 한 농로에 세워진 렌터카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시흥경찰서./연합뉴스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A씨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A씨에게 수천만원의 빚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가 부모 모두 A씨 채무 문제로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맞벌이를 하던 A씨 부부가 모두 지난달 직장을 그만두면서 경제적 상황은 더 악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광명시에 살던 A씨는 전날 자신의 아버지와 평상시처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전화로 "오늘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자 A씨는 "오늘은 일이 있으니 내일 낮에 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 가족은 다음날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렌터카 반납 기한이 지났는데도 A씨가 차량을 반납하지 않자 렌터카 업체 직원이 차량 추적에 나섰고, 차량 안에서 숨진 A씨 가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당시 차 안에 연기가 가득했고 무언가 태운 흔적이 남아 있었던 점으로 미뤄 A씨 가족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아내가 휴대전화에 있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지운 것 같다"며 "자세한 것은 추가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A씨 가족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는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맡길 예정이다.

[최효정 기자 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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