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확진 시 중증 발전 확률 14배 높아” 뒤늦게 고위험군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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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확진 시 중증 발전 확률 14배 높아” 뒤늦게 고위험군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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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막세포 손상, 면역체계 무력화… 폐 손상 흡연자는 급속 악화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보건당국은 5일 흡연자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증세가 중증으로 발전할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14배 높다고 밝혔다. 전날 흡연자를 신종 코로나 ‘고위험군’에 포함시킨 배경을 부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흡연으로 인해 우리 몸에 침투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점막세포가 손상돼 비흡연자들에 비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기자설명회에서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과거 흡연력을 포함한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중증 이상으로 신종 코로나가 발전할 확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며 “흡연자는 얼굴과 호흡기 계통에 손이 자주 접촉된다는 위험성도 커 신종 코로나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기존 임산부,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이나 심부전ㆍ만성호흡기 질환ㆍ암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 투석환자 등과 함께 4일 0시 기준으로 흡연자를 신종 코로나 위험군에 추가했다. 다만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나온 신종 코로나 관련 사망자 중 흡연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2020-04-05(한국일보)
전문가들은 흡연은 기도에서 폐까지 존재하는 점막세포를 손상시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침투 시 면역체계를 무장해제 시킨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점막세포에는 항체작용을 하는 면역글로빈과 뮤신(mucin)이라는 점액질이 있고 이 점액질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가래와 기침 등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데 흡연을 하면 니코틴이 점막세포를 손상시키게 된다”며 “군대로 비유하면 최전방 사단이 초토화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점막세포에 분포된 섬모(솜털)도 바이러스를 걸러 우리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지만, 섬모 또한 니코틴 때문에 파괴돼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오랜 흡연으로 이미 폐에 손상을 입은 경우 신종 코로나 감염 시 상태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흡연자는 폐 기관지에 변형을 일으켜 숨을 마시고 내뱉는 기능을 떨어뜨린다”며 “그만큼 신종 코로나에 감염이 되면 중증으로 상태가 악화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흡연력이 신종 코로나 고위험군에 포함되면서 정부는 기초역학조사를 실시할 때 흡연자를 추가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권 부본부장은 “신종 코로나 사망자에 대한 흡연의 정확한 피해나 관련성에 대해 별도의 조사를 할 방침”이라며 “일선 의료진들도 환자의 흡연력을 잘 관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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