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객기 사망자 41명…"짐 찾으려 통로 막아 꼬리쪽 피해"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한 러시아 여객기에서 불이 나 탑승하고 있던 78명 중 41명이 숨지고 최소 11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직후 낙뢰를 맞고 회항한 뒤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화재가 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6시 2분쯤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수호이 슈퍼젯 100’ 기종 여객기가 북부 무르만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여객기는 이륙 후 조종사가 회항을 요청한 뒤 오후 6시 40분쯤 해당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공항 측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여객기 꼬리 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승무원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승객들을 대피시켰지만, 기체 꼬리 부분에 갇혀 있던 이들 중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사망자 중 최소 두 명은 어린이라고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밝혔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승무원 5명을 포함해 78명이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중 현재까지 37명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황 상태에서 일부 승객이 기내 수화물 칸에 있던 짐을 찾으려 통로를 막은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에로플로트항공 측은 엔진 화재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동안 여객기는 활주로에 여러 번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연료 탱크가 손상을 입으면서 동체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여객기가 낙뢰를 맞고 회항하던 중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여객기가) 벼락을 맞은 뒤 교신이 끊겼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타스통신에 “주요 사고 원인은 기체에 떨어진 번개이고 이후 전자장치가 고장났다”고 말했다.
여객기 255대를 운항 중인 아에로플로트는 이번에 사고가 난 기종인 수호이 수퍼젯을 50대 보유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추가로 수호이로부터 슈퍼젯 100대를 주문했으며, 2026년까지 인도받기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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