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주도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가가 마약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출처 불명의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법무부 산하 국가수사국은 지난달 말 진짜 마약리스트라는 영상을 처음으로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사이트 관리자 로델 제이미를 사이버 범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비디오에서 후드티를 입고 등장한 한 인물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인 파올로와 딸인 사라, 사위인 마나세스 카르피오, 두테르테 대통령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허니렛 아반세냐 여사와 딸 키티 등이 마약 거래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마약 밀매조직에는 정·관계와 재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체포된 제이미가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제이미 체포 소식이 알려진 뒤 SNS에는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제이미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서 로브레도 부통령이 영상 유포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로브레도 부통령 측은 해당 사진이 진짜라고 하더라도 2016년 대선 당시 부통령을 지지한 수많은 사람 가운데 한 명일 뿐이며, 문제의 영상과 부통령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영상은 에두아르도 아시에르토 전 경찰 총경이 두테르테 대통령 측근의 마약연루 의혹을 제기했다가 누명을 쓰고 해고된 뒤 살해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뒤 나와 더 주목받았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법무부는 아시에르토 전 총경과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의 주장이 사실인지 먼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논란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류희준 기자(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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