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처음 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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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처음 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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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1일 오전 즉위식… "통합의 상징 책무 다하겠다" 
이달 27일 트럼프 접견…여성 일왕 논의 재점화]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일본 도쿄 지요다구 궁전 내 접견실인 마쓰노마에서 마사코 왕비와 각료 등 국민 대표와 만나는 '조현의 의식'(朝見の儀)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NHK 갈무리일본에 새 시대가 열렸다. 전날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면서 아들인 나루히토가 새로운 일왕에 올랐다. 연호도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일왕 거처인 도쿄 지요다구 궁전(고쿄) 내 접견실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즉위식을 열었다. 전날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식 진행된 장소다. 아베 신조 총리와 각료 등 26명이 국민대표로 참석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식에서 일본 왕권의 상징인 '삼종신기'(三種神器) 중 거울을 제외한 검과 곡옥, 국새와 어새를 승계했다. 즉위식은 나루히토 일왕이 삼종신기와 함께 퇴장하며 5분 만에 마무리됐다. 이후 국새와 어새도 옮겨졌다. 앞서 나루히토 일왕은 자신의 즉위식을 여는 문서에 도장을 찍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마사코 왕비는 이날 즉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왕가에서 성년 남성만이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으로는 아베 내각의 유일한 여성 각료인 가타야마 사쓰키 지방창생상이 자리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11시 10분부터 즉위식이 열렸던 장소에서 '조현의 의식'(朝見の儀)을 진행했다. 즉위 후 처음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각료 등과 만나는 의식으로 마사코 왕비도 함께했다. 아베 총리는 "일왕을 국가 및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바라보며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이 넘치는 자랑스러운 일본의 밝은 미래,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문화가 태어나고 자라는 시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1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행사에 참석했던 마사코 왕비가 궁전을 떠나면서 시민들에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나루히토 일왕의 첫 일성도 일본 국민에 대한 감사 정도에 그쳤다. 그는 조현의 의식 후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에게 기대며 헌법에 근거해 일본과 일본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왕은 오는 4일 고쿄에서 열리는 일반 국민의 참하(궁중에 들어가 축하의 뜻을 나타냄) 행사에서 정식으로 즉위 후 첫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제의 침략 전쟁 등 과거사에 대한 생각을 밝힐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오는 27일에는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즉위 후 처음으로 만나는 외국 정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루히토 일왕에 "미국 국민을 대표해서 최대한의 축복을 보낸다"며 "레이와 시대에 맞춰 미국과 일본의 우호를 새롭게 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뒤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가를 위해 또 일본을 찾는다. 

30년 만의 새로운 일왕 즉위에 일본 국민도 들뜬 모습을 보였다. 나루히토 일왕의 연호 레이와의 출처인 시가(詩歌)집 만요슈(万葉集·만엽집) '매화 노래'의 배경이 된 후쿠오카현 다자이후시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1000여명이 인간 띠로 레이와 문자를 만들어 새 일왕 즉위를 축하했다.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 도심에서는 전날부터 새벽까지 헤이세이 시대를 보내고 레이와 시대를 맞으려는 시민으로 북적였으며, 전국 각지 해안과 후지산 등 유명한 산에는 레이와 시대 첫 일출을 보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또 레이와 시대 첫날 혼인신고를 하려는 신혼부부가 몰리면서 새벽부터 특별접수창구를 운영하는 지자체도 나왔다. 이날 즉위식이 열린 고쿄 앞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 레이와 시대 시작을 기념했다. 

아들이 없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로 여성도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의도 다시 점화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왕위의 부계 계승이 유지돼 온 것의 무게 등을 고려해 여성 궁가 창설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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