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서 발견된 13세 의붓딸 살인 사건, 경찰 "친모도 공범" 긴급체포

13세 의붓딸을 살해하고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친모(親母)도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

30일 광주광역시 동부경찰서는 지난 27일 A(13)양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의붓아버지 김모(31)씨에 이어 친모 유모(39)씨도 이날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초 김씨는 단독범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와 유씨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고, 김씨가 "범행 당시 둘이 함께 차에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유씨가 범행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긴급체포했다.

30일 오전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30대 남성이 10대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과 관련, 범행에 공모한 것으로 드러난 친모(가운데)가 긴급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유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때까지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의 통화내역,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밝힌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지난 27일 부부는 목포터미널 인근에서 공중전화로 A양 불러내 차에 태운 뒤 시내를 빠져나갔다. 당시 이들은 청테이프와 노끈 등 범행도구도 미리 준비해 뒀다. 이후 오후 5시쯤 전남 목포시와 무안군 경계로 추정되는 곳에 차를 세운 김씨는 뒷자리에 앉아있던 A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당시 조수석에는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두 살배기 젖먹이도 앉아있었다.

범행 직후 부부는 광주 북구의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 김씨 혼자서 동이 틀 때까지 시신을 유기할 장소를 찾아다닌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다 오전 5시쯤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A양의 시신을 유기했고,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김씨는 A양의 소지품으로 신원을 확인한 경찰에게 연락이 오자, 집 근처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의붓딸을 살해했다"고 자수했다. 시신이 발견된 지 3시간여 만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A양이 친부모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려 말다툼을 벌였고, 이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앞서 지난 9일 A양의 친부(親父)는 목포경찰서를 찾아가 김씨가 A양을 성추행한 일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평소 목포에 사는 친부의 집을 오가며 지낸 A양은 최근 김씨가 자신을 성추행한 사실을 친부에게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부부의 정확한 범행동기와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다음달 1일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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