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뒤 필로폰 추가투약 털어놓은 박유천 "황하나 요구였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지난해부터 마약을 투약했다고 자백했다. 박씨의 변호사도 이날 사임계를 제출했다. 경찰은 박씨를 이번 주 안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30일 박씨가 전날 조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데 이어 추가 마약 투약 사실도 털어놨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박씨의 전 약혼녀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구속기소)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올해 2~3월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입하고 5차례 걸쳐 함께 투약했다고 봤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이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혐의를 부인하던 박씨는 전날 조사에서 입장을 바꿨다.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추가로 2차례 더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여름 자신이 살던 서울 집에서 한 차례, 올해 3월 중순에도 한 차례 더 투약했다고 자백했다. 당시 현장엔 황씨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황씨도 함께 마약을 투약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만간 황씨를 불러 추가로 마약을 투약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박씨는 마약 구매 횟수에 대해선 3차례가 아니라 2차례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박씨는 경찰에서 "황씨의 요구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밝혔다. "박씨가 권했다"는 황씨의 주장과 다른 진술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박씨를 상대로 추가 투약 관련과 정확한 마약 구매 횟수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씨는 경찰 조사 당시 "마약을 구입하거나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26일 구속된 이후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지난 29일 조사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에 기복이 있었다"며 "혐의를 시인한 뒤엔 모든 것을 내려놓아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침착한 태도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변호인은 이날 사임계를 제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박씨 관련 업무를 전부 종료한다"고 밝혔다.

박씨의 변호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씨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말 감정 결과 등을 보고 최종 수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었는데 영장실질심사 등으로 사임이 좀 늦어졌다"며 "박씨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까지도 부인해 정밀 재검사를 제안하기도 했었다. 이제는 혐의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당시에도 박씨에게 "폐쇄회로 TV(CCTV) 등 증거가 있으니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주 안으로 박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박씨의 전 약혼자였던 황씨는 박씨가 구속되던 지난 26일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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