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타이어 파는 알바도.."박재범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나"
박재범, 1일 '제이팍: 쵸즌원' 공개
유튜브 한국 오리지널 4부작 다큐
2PM 데뷔부터 미국 진출까지 담아
유튜브가 2017년 예능 ‘달려라 빅뱅단’을 시작으로 지난해 다큐멘터리 ‘BTS: 번 더 스테이지’ ‘권지용 액트 lll: 모태’와 드라마 ‘탑매니지먼트’까지, 장르만 바뀌었을 뿐 K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꾸준히 표현해온 걸 감안하면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다. 아이돌과 힙합이라는 이질적인 문화에서 박재범만큼 훌륭한 교집합을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양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동안 서로 다른 문화적 특징을 몸소 체득한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박재범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했겠냐”
“박재범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는 스스로의 말처럼 그는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기까지 지난한 투쟁을 벌여왔다. 2012년 솔로 1집 ‘뉴 브리드’가 나왔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던 사람들은 2집 ‘에볼루션’(2014)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 대신 음악으로 보여준 것이다. 특히 3집 ‘월드와이드’(2015)는 래퍼로서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4집 ‘에브리싱 유 원티드’(2016)에선 알앤비 보컬로 다시 한번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2017년엔 한국대중음악상과 한국힙합어워즈에서 공히 ‘올해의 음악인(아티스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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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하려고 만든 다큐 아냐...왜 했냐 하면”
한번 방향을 설정하고 나니 절로 탄력이 붙었다. 정규 앨범마다 15~19곡씩 꽉꽉 채워 넣는 것도 모자라 싱글과 피처링에 참여해 지난 한 해 동안 발표한 노래만 32곡에 달한다. 그는 2015년 프로듀서로 출연한 ‘쇼미더머니 4’를 변곡점으로 꼽았다. “어릴 적부터 비보잉을 하고 힙합을 좋아했지만 그 전까진 스스로 래퍼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했죠. 래퍼라면 실력도 좋아야 할뿐더러 이 문화를 위해서 보태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러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월드와이드’ 앨범을 만든 것도 있어요. 어린 친구들도 이렇게 목숨 걸고 하는데 나는 제대로 된 힙합 앨범 한장 없이 심사할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하면서 눈과 귀가 많이 열렸고, 자극도 많이 받았죠.”
그가 피처링에 적극적인 이유도 마찬가지다. “제가 엄청난 히트곡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잖아요. 피처링은 그 아티스트의 음악이 좋아서도 하지만, 잠재력이 있으면 돈 안 받고 해줘요. 진정성 있는 행보가 중요한 거니까. 제가 영향력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도와줘야죠. 그래야 힙합 문화가 건강하고 탄탄해질 수 있고.” 그래서인지 그가 이끄는 소속사의 로꼬ㆍ그레이ㆍ코드쿤스트ㆍ그루비룸 등 프로듀서들도 ‘열일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저는 그 친구들한테 이거 해, 저거 해 그런 얘기 안 해요. 사장이 제일 열심히 하면 다들 열심히 하겠죠. 제가 먼저 좋은 예가 되면 따라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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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조원 제이지, 성공의 기준은 선한 영향력
하여 올해 활동 계획도 양국의 힙합을 잇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5월에는 한국에서 18곡이 수록된 프로젝트 앨범을, 6월에는 미국에서 6곡이 수록된 EP를 발매 예정이다. 7월부터는 ‘제이 팍 월드투어 섹시 포에버’를 시작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처음 발표한 EP 타이틀곡 ‘섹시 포에버’ 가사처럼 “겉모습이 아닌 마인드가 섹시하면 영원히 섹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락네이션 관계자가 2016년 AOMG 뉴욕 공연을 보고 계약하게 된 것”이라며 “제가 공연을 좀 맛깔나게 잘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렸을 땐 아티스트 제이지가 좋았다면, 지금은 인간 제이지가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완전 바닥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재산이 1조가 넘잖아요. 기부도 많이 하고. 저도 그렇게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기준에선 성공한 거고. 물론 객관적인 수치도 필요하겠죠. 빌보드도 올라가고 싶고, 그래미도 받으면 좋고, 제이지가 피처링해주면 완전 좋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또 증명해 보여야죠. 아직 천장에 부딪혀 본 적은 없으니까. 한국에서도 인정받는데 4~5년은 걸렸는데 미국에서도 좀 걸리지 않을까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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