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비 10만원 냈더니 9만8800원 돌려받았다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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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1 10:57
경조사비로 100을 지출하면 얼마가 돌아올까.
지출 1을 늘리면, 수입은 0.988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요컨대 경조사비로 10만원을 지출했다면 그 전후로 9만8800원을 회수했다는 얘기다. 송헌재·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해 말『재정학연구』에 발표한 논문이다. 논문 제목은 ‘재정패널을 이용한 우리나라 가구의 경조사비 지출과 수입 간의 관계 분석’이다.
송 교수팀은 최근 10년간 경조사를 치른 3000여 가구를 조사했다. 경조사 지출과 수입을 학술 주제로 다룬 매우 드문 논문이다. 송헌재 교수는 지난 2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경조사 문화가 확연히 바뀌지 않는 이상 그 규모는 줄겠지만 경조사비 지출과 수입이 거의 일치하는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연구 계기는.
A :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나도 경조사 참석이 잦다 보니 ‘한국인은 어떤 생각으로 부조금을 내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청첩장을 받을 때, 또는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다녀올 때 당연히 나중에 받는 경제적 손익을 고민할 것이다. 그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했다.”
Q : 어떻게 분석했나.
A :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07∼2016년 재정패널 자료를 활용해 경조사비 지출과 수입을 따졌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평생에 걸친 자료를 활용하는 게 타당하겠지만, 국내에는 한 세대 이상을 조사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10년치 자료를 축적한 재정패널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체 3488가구 중 경조사 지출과 수입이 모두 있던 그룹, 수입이나 지출 한 쪽만 있던 2개 그룹, 수입·지출이 모두 없던 그룹 등 4가지로 구분했다."
Q :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
A : "수입과 지출이 모두 있던 그룹(1301가구)은 10년 간 955만원을 지출하고, 1523만원을 받았다. 수입이 월등히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경조사비 지출 패턴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서 따져야 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누적 경조사 지출액의 계수가 0.988로 추정됐다.”
Q : 그게 어떤 의미인가.
A : “경조사 지출액이 1만원 늘어나면 경조사 수입도 9880원, 즉 거의 1만원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어떤 가구에서 경조사가 생겼을 때 거둔 수입이 지금까지 치른 경조사 비용을 거의 모두 보전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학 용어로 ‘완전보험(full insurance)’이라고 부른다.”
Q : 완전보험이라니.
A : “기초 자산이 100일 때 이 자산이 온전히 보장될 확률, 즉 기대값(보장자산)이 100이라는 뜻이다. 더 간단히 말해 수익과 비용이 같다는 의미다.”
Q : 예상했던 결과인가.
A : “그렇게(완전보험) 가설을 세운 것이지, 그리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경조사 문화가 사회적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교적 놀라운 결과로 여겨진다.”
Q : 실제로 주변을 봐도 그런가.
A : “나는 아직 경조사비 수입이 없었다. 이 연구는 수천 가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패턴을 분석한 결과이다.”
Q : 과거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거나 결혼하지 않겠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공동체 의식은 예전에 비해 크게 옅어졌다. 경조사비 문화도 달라지지 않을까.
A : “궁극적으론 그렇게 될 것이다. 결혼관이 달라지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경조사비를 지출하는 시점과 회수하는 시점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지출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결국 내가 관리하는 커뮤니티의 범위가 작아질 수 있다. 실제로도 오프라인 커뮤니티 범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일대일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Q : 그러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나.
A : “상당 기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예측해서 향후에 수입이 적을 것 같으면 지출을 덜 할 것이다. ‘나는 (경조사비를) 냈는데 나중에 안 돌려주네’라는 경험을 하게 되면 지출을 덜 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다. 그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문화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범위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Q : 작은 결혼식 움직임이 있고, 알리지 않는 장례식도 늘고 있다. 또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됐다.
A : “그게 얼마나 큰 역할을 할까. 전반적인 경조사 문화가, 기대 의식이 바뀌어야 경조사비 패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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