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배출업체, 측정업체와 짜고 배출량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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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배출업체, 측정업체와 짜고 배출량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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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물질 측정 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LG화학은 17일 논란이 일자 관련 시설을 폐쇄 조치하고 공식 사과했다. [연합뉴스]대기업인 LG화학과 한화케미칼 여수 사업장에서 미세먼지 배출량 측정대행업체에 조작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환경부 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화학은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배출 농도를 허위로 보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실제 염화비닐 배출 농도가 207PPM(허용 기준 120PPM)이었는데 3.97PPM으로 결과값을 조작한 것이다. LG화학은 이외에도 2016년 7월 말부터 2018년 11월까지 측정값 총 149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LG화학은 염화비닐을 기준치의 173배나 배출하고도 기준치 이하로 배출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한화케미칼도 마찬가지로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여수1공장 가열시설에서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가 224PPM(허용 기준 150PPM)으로 측정됐음에도 113PPM으로 조작한 것을 비롯해 2015년 2월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6건에 대해 측정값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실제 측정하지도 않고 수치를 입력한 사례도 2016~2017년에만 37번이나 됐다.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4253건에 대해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의 평균 33.6% 수준으로 조작돼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는 기본 부과금조차 내지 않으려는 동기에서 비롯됐다.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황산화물(배출 허용 기준=25PPM)은 7.5PPM 이하 농도로 배출하면 기본 부과금이 면제되는데, 실제 배출업체는 41.36PPM을 배출하고도 6.33PPM만 배출했다고 수치를 바꿨다.

조작을 지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대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배출량 측정대행업체가 배출업체 관계자에게 묻거나 배출업체 측에서 오히려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 언더로 다 맞춰주세요"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완전한 유착관계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최종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17일 브리핑에서 "배출업체와 배출량 측정대행업체 사이에는 갑을관계가 형성돼 있다"면서 "배출량 조작을 잘해주는 업체를 배출업체에서 많이 이용하게 되기 때문에 측정대행업체에서는 조작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배출사업자가 직접 배출량을 측정하거나 배출사업자와 계약한 측정대행업자가 측정한 뒤 이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배출량과 농도가 관리되고 있다. 지방환경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이 보고값을 토대로 가끔 점검을 나가 조사하는 게 전부였다.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배출사업자와 측정대행업자 사이 관계에서 공공기관 역할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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