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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상징’ 화마가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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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여 년간 프랑스 파리를 상징해 온 인류 문화유산 노트르담 대성당을 화마가 집어삼켰다. 프랑스 소방관들은 약 9시간 동안 불길과 사투를 벌인 끝에 기본 석조 구조와 두 개의 종탑, 다수의 내부 예술품 등을 지켜냈지만 첨탑과 지붕은 화염 속에 쓰러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끔찍한 비극”이라면서도 “최악은 면했다”며 국민과 함께 재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일간 르몽드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불은 15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쯤 첨탑 쪽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성당 지붕으로 번졌다. ‘노트르담의 화살’로 불리는 첨탑은 보수공사를 위해 높이 약 100m의 대형 비계(임시 가설물)로 둘러싸여 있었다. 납이 녹아내리고 균열이 발생해 당국은 매년 200만유로(약 25억원)를 들여 첨탑을 리노베이션하는 중이었다. 미국 존제이컬리지의 글렌 코벳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많은 교회와 예배당이 건설 화재의 피해를 본 역사가 있다”며 “용접기 등에서 발생한 불꽃이 가까이에 있는 가연성 소재로 옮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리 검찰은 현재로서 이번 화재를 사고로 다루고 있다며 테러 동기를 비롯한 방화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너지는 첨탑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이 15일(현지시간) 시뻘건 불길과 뿌연 연기에 휩싸인 채 무너져 내리고 있다. 파리 시민들은 강 건너에서 불타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지켜보며 눈물의 밤을 보냈다. 파리=AFP연합뉴스

불길은 ‘숲’(the forest)이라는 별칭이 붙은 건물 내부 목재 구조물 때문에 거세게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로 참나무로 구성된 나무 뼈대는 대부분 1220년으로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중 살포’를 제안했지만, 소방당국은 건물 전체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그러지 않았다.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1명이 중상을 입었으나 현재로서 다른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연간 1300만명가량이 다녀가는 관광 명소이지만 다행히 관람 종료 시간과 맞물려 더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진화에 나선 500여명의 소방관들은 건물 붕괴 및 내부 문화재 소실 우려 때문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진압 작전은 두 개의 종탑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귀중한 유물이 보관된 건물 뒤쪽을 보호하는 데 집중됐다. 화재현장 내부로 긴급 투입된 소방관들은 가시면류관, 13세기 왕 루이 9세가 입었던 튜닉(품이 넓은 서양식 상의) 등 문화재와 예술품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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