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가 헤어진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의심을 사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의혹 해소를 위한 경찰 조사를 앞두고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6일 오전 9시쯤부터 박씨의 신체와 경기도 하남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6일 구속된 황씨가 마약 투약 경위에 대해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라고 언급하면서 A씨가 누구냐에 관심이 증폭됐다. 이후 자연스레 많은 시선이 박씨에게로 향했고, 과거 사회적 물의를 빚은 후 재기를 준비하던 박씨는 나흘 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 마약을 한 사실이 없다”며 적극 해명한 바 있다. 황씨가 말한 연예인 A씨는 절대 본인이 아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이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이날 박씨 신체와 자택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은 문제의 A씨가 본인이든 아니든 박씨 역시 마약 투약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동안 자신은 A씨가 아니다며 결백을 주장해 온 박씨가 17일 경찰조사에서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앞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정황을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소재 박 씨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담은 상자를 가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앞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정황을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소재 박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차량 내부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유천 측, 경찰의 기습에 당혹감 내비쳐

박씨 변호인은 16일 “박유천이 17일 오전 10시 경기지방경찰청에 자진 출석해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박유천은 마약을 한 사실이 없으나,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밝혔고 그 후 경찰과 조사일정을 조율한 끝에 일정을 정했다”고 설명해다. 박씨 측은 그러나 경찰 출석을 하루 앞두고 경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경찰 출석 전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류다. 

경찰은 2017년 결혼을 전제로 황씨와 사귀었던 박씨가 지난해 5월 헤어진 뒤에도 만나 황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천, “결코 마약하지 않았다” 주장 입증할 수 있을까···실패하면 재기의 꿈 물거품될 듯 

마약 투약 연루설과는 무관하다며 경찰 조사도 떳떳이 받겠다고 밝힌 박씨로선 마약 투약을 의심하고 증거 수집에 나선 경찰을 상대로 결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입증하지 못하면 기자회견에서 밝힌 재기의 꿈은 물거품될 공산이 크다. 
 

남양그룹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 씨의 마약 투약 혐의와 연관 있는 연예인으로 지목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씨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보도를 통해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저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무서웠다”며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분명히 나는 그렇게 되버릴 수 밖에 없을 거다’라는 공포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제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며 “작년 초 결별 후에 저는 황하나의 협박에 시달렸지만 그 사람은 제가 정말 힘들었던 2017년 그 시기에,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제 곁에서 저를 좋아 해준 사람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었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헤어진 이후에 (황씨가) 불쑥 연락을 하거나 집으로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려 하고 매번 사과를 하고 마음을 달래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글럴 때면 너무 고통스러웠고 저는 처방 받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적이 많았고, 황하나 또한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 약과 관련이 없다”며 “(황씨가) 제 앞에서 마약의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적인 약을 복용 중이라는 이야길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저 헤어진 후 우울증세가 심각해 졌다고 했고 저를 원망하는 말들을 계속 해왔을 뿐”이라며 “저도 (황씨의 마약 투약 사실을) 기사로 접하고 많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저는) 마약을 한 적도 없고 (황씨에게)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 하루하루 채찍질을 하면서 고통을 견디며 노력하고 있는 제가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하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 조사도 성실히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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