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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미세먼지 주범..LG화학 등은 어떻게 배출을 조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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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영산강유역환경청, 측정치 조작 대기오염 불법배출 기업 235개 적발

환경부 세종청사/사진제공=환경부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 아래로 맞춰주세요^^"

공장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일당이 잡혔다. 측정대행업체와 기업은 '은밀한 대화'로 황산화물 등 측정치를 조작했다. 황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원인이다.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고통 받을 때 이들은 두려움 없이 범죄를 저질렀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연루됐다. LG화학은 염화비닐 등 대기유해물질 수치를 속였다.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다음달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235개 사업장 측정치 조작=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4개 측정대행업체를 적발했다. 전남과 광주광역시만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235개 배출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했다.

31개 사업장은 공모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6개 사업장은 공모사실이 확인됐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외에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개 기업이 걸렸다.

나머지 204개 사업장은 공모에 가담하지 않았다. 부탁을 하지 않았지만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는 조작됐다. 일상적인 조작이 의심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4개 측정대행업체와 공모가 확인된 6개 기업을 검찰에 넘겼다.

측정치는 엉터리 그 자체였다.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의 2016년 11월 염화비닐 실측값은 207.97ppm이었다. 배출허용기준은 120ppm이다. 하지만 측정대행업체인 정우엔텍연구소는 측정값을 3.97ppm으로 조작했다.

이번에 적발된 4개 측정대행업체가 2015년부터 4년 동안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만 1만3096건이다.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는 등 불법이 만연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관계를 확인했다.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만 4253건이다.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건을 확인한 결과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에 불과했다. 먼지는 미세먼지의 1차 원인물질이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2차 원인물질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 "책임 통감"= 환경부는 이번 적발 사례를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있다. 2월부터 이뤄지고 있는 감사원의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결과와 일제점검을 통해 종합개선방안을 다음 달 중 발표한다.

문제는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이다. 측정치를 조작한 사업장의 과태료는 최대 500만원에 불과하다. 행정처분도 3차 위반까지 '경고'에 그치고 4차 위반부터 조업정지 20일을 내린다.

환경부는 처벌 수위를 조정하는 것도 검토한다. 아울러 사업장 방지시설의 운영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체계를 만든다. 중대형 사업장에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 부착을 확대한다.

LG화학은 조작 사실을 즉각 인정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는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 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한화케미칼도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관한 측정 기록이 허위 기재된 사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향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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