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잉 737 맥스 사태, 검사 기관과 유착 의혹으로 번져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촬영된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미 보잉사가 제작한 최신 여객기가 잇따라 추락하면서 보잉과 안전검사 기관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익명의 제보자들은 보잉 제품의 안전 검사를 담당한 연방항공청(FAA)이 빠른 안전 검사를 위해 보잉 직원을 데려다 안전 검사를 시키고 발견된 문제점 역시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워싱턴DC 대배심이 에티오피아에서 보잉 737 맥스 8이 추락한 다음날인 지난 11일 날짜로 발행한 소환장 수신 명단에 최소 1명의 737 맥스 시리즈 개발 관계자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연방 검찰 측에서 이달 말까지 소환 대상자에게 737 맥스와 관련된 서류를 넘겨받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미 교통부 역시 손을 쓰기 시작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교통부 감사관이 지난해 10월 라이온에어의 737 맥스 8 추락 사건과 이달 에티오피아 사건 사이에 해당 기종의 디자인 보증서를 검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통부는 FAA 내 2개 부서에 컴퓨터 파일 보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항공기 안전 검사를 담당하는 교통부 산하기관인 FAA가 최근 외주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안전 검사에 제조사의 입김이 너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익명의 FAA 관계자는 이미 2012년부터 보잉이 새 항공기 안전 검사 과정에서 너무 많은 권한을 휘두른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보잉의 조립공장이 있는 시애틀의 지역지 시애틀타임스는 17일 보도에서 FAA 내부 관리자들이 지난 2015년에 안전 검사를 담당하는 실무 기술자들에게 보잉의 신형 여객기를 검사하면서 검사 권한을 그냥 보잉에게 맡기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외주 협약에 따라 최소 1명의 보잉 직원이 737 맥스의 보증 과정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당시 보잉은 유럽의 에어버스와 경쟁하던 중이었고 737 맥스의 안전 검사는 에어버스의 320 네오 기종보다 9개월 가까이 뒤쳐진 상태였다. 또한 시애틀타임스는 737 맥스의 기초 안전 검사 결과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MCAS는 맥스 시리즈에 새로 추가된 실속방지용 조종 시스템으로 최근 추락한 맥스 8 기종들의 유력한 기체결함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 의회가 최근 몇 달간 FAA의 외주 계약 범위를 더 넓혀 줬으며 FAA 역시 더 많은 여객기 안전검사를 제조사에게 맡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과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을 지낸 짐 홀은 "FAA가 적합한 예산과 인력, 충분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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