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슈퍼카… 1억 넘는 포르쉐 엄청 팔렸다

빈부격…車

경기 불황에도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초고가 차량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차 값만 1억원이 넘는 포르쉐 '카이엔'(사진)은 지난 달 가장 많이 팔린 차 6위에 올랐고, 3억원에 달하는 벤틀리 '벤티이가'는 70% 성장했다. 롤스로이스도 올 들어 2월까지 작년동기대비 90% 이상 폭증했다. 특히 이들 브랜드의 주요 구매층은 법인이었는데, 스포츠카의 대명사 람보르기니가 올해 판매한 차량은 모두 법인이다. 회사차로 수억원대 람보르기니 차량을 몰고 있는 셈이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화(KAIDA)에 따르면 지난 2월 포르쉐 카이엔은 498대가 팔려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차 6위에 올랐다.

같은 달 국내서 많이 팔린 수입차 상위 10종 가운데 차량 가격이 1억원이 넘는 차는 카이엔이 유일했다. 포르쉐는 올해 1월 31일 국내서 3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카이엔을 내놓았다. 차량 가격은 1억180만원에 달하지만, 국내서 누적 판매량 8000대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에서도 76만대 이상 팔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벤틀리의 올 들어 2월까지 성적은 작년 같은 달보다 44% 감소했다. 다만 판매 차종들을 나눠놓고 보면 2억9500만원짜리 벤테이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70% 넘게 팔린 29대를 기록했다.

벤틀리와 함께 고급차 '끝판왕'으로 불리는 롤스로이스는 올 들어 2월까지 작년 같은 달보다 92.3% 증가한 25대를 팔았다. 차량 가격이 최소 4억1000만원에서 최대 7억4000만원에 이르는 만큼 25대 차량 판매로 올린 매출만 1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는 올 들어 2월까지 작년 같은 달보다 배 이상 증가한 14대가 판매됐다. 이 중 절반을 약 3억8000만원짜리 우라칸 퍼포만테가 차지했다. 이 차량은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9초에 불과할 정도로, 강력한 동력 성능을 자랑하는 자동차다.

'억' 소리 나는 차들은 주로 법인 구매가 많았다. 롤스로이스의 올 들어 2월까지 판매량(25대) 중 법인 구매 비중은 96%(24대)로 나타났다. 벤틀리와 포르쉐는 각각 76.67%, 62.26%다. 특히 람보르기니 현재까지 판매한 14대의 차량 100%가 법인이다. 이들 차종은 모두 회사 차보다는 개인적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입차 중에서도 대중차로 꼽히는 브랜드와 비교하면 법인 구매 비중은 더욱 도드라진다. 도요타의 경우 법인차 구매 비중이 10%에 불과하며, 폭스바겐은 9%대에 그친다. 국내 독일차 양대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각각 46.53%, 39.0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3년 전 정부가 '무늬만 법인차'를 잡겠다며 손질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한층 강화한 법규에도 고급차의 경우 비용처리에서 개인보다 법인차로 구매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무늬만 법인차를 단속하겠다며 내놓은 법규들 대부분이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며 "실제 이를 점검할만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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