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쓰레기야. ㅋㅋㅋㅋ’ 정준영 문자의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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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쓰레기야. ㅋㅋㅋㅋ’ 정준영 문자의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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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가수 정준영이 강남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빅뱅 멤버 승리를 비롯한 인기 스타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이 이렇게까지 ‘막장 드라마’로 흐를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스타의 돌출 행동이나 끼로 설명하기 어려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국민의 ‘역린’을 너무 쉽게 건드렸기 때문이다.

소위 ‘단톡방’에서 이들이 나눈 대화에서 새로 밝혀진 가수 정준영의 문자는 그중 가장 세고 강력하다. SBS가 최근 보도한 대화 내용을 종합하면 정준영은 여성을 ‘장난감’ 수준으로 갖고 놀았다. 대화의 전체 수순은 일종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우선 상대 여성과 ‘관계’를 가졌는지가 첫 번째 수순이고, 관계 이후에 그가 내놓는 두 번째 ‘선물’은 ‘촬영’이다. 관계만으로 대화방 참가자들의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는지, (마치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로부터 선물을 기대하는 많은 참가자들을 위해) 어김없이 불법 촬영물 얘기가 오간다.

‘관계를 했다’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상대방은 “영상 없니?”라고 묻는다. 그때 정준영이 마치 준비했다는 듯 자랑삼아 촬영 얘기를 꺼내고 이에 탄복하거나 놀라는 상대방의 반응에 우쭐대며 웃음 문자를 남발한다.

심지어 ‘상가에서 관계했다’는, 일반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걸 해냈다는 얘기까지 꺼내며 자신을 은근히 뽐낸다. 그렇게 말하고선 ‘난 쓰레기야. ㅋㅋㅋㅋ’라고 부연한다.

포르노 비디오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 ‘쓰레기 짓’임을 인정하면서도 뒤에 ‘ㅋㅋㅋㅋ’를 덧붙여 자신의 행위를 반어적 기법으로 정당화한 셈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자신이 모험가로서의 능력을 입증한 데 따른 ‘희열’을 세 번째 선물로 안긴다.

문제는 관계→촬영→희열의 도돌이표 수순에서 단톡방 참가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맨 처음 이런 일을 시작했을 때, 한 명이라도 부도덕성과 불법이라는 사실을 제기했다면 대화 흐름이 조심스러웠을 텐데, 공개된 대화 내용은 어느 구석에서도 ‘조심’이라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되레 상대방은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요’라며 쓰레기 짓의 흥을 돋우는 형국이다.

정준영은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고도 경찰의 소극적 수사와 팬들의 옹호, ‘제편 감싸기’ 분위기를 타고 면죄부를 받았다. 한 번의 위기를 넘기고도 이런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되는 건 정준영의 ‘쓰레기 짓’과 더불어, 이를 감싸는 ‘편’들의 동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10개월간 피해를 본 여성은 최소 10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밝혀지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계속 극한의 ‘이 짓’을 일삼았을지 모른다.

황진미 대중문화 평론가는 “정준영의 그런 얘기에 놀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남성 공동체 의식 안에서 이뤄진 전형적인 강간문화라고 볼 수 있다”며 “실제 법이 존재해도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들끼리의 믿음이 낳은 잘못된 문화”라고 꼬집었다.

황 평론가는 이어 “‘1박2일’ 등 동성사회적 프로그램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결속으로, 지난 전과를 거리낌없이 코미디화하며 써먹는 방식이 고착화한 것”이라며 “여성을 상품화하는 남성의 ‘단톡방’ 문화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금처럼 도를 넘은 사례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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